호텔도 못 피한 ‘부익부 빈익빈’ 동부산·원도심 올해는 역전될까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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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기장 등 오션 뷰 특급 호텔
호캉스족 몰려 작년 매출 역대급
외국인 발길 끊긴 원도심 고전
하늘길 열려 관광객 회복 기대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의 인피니티 스파 풀.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의 인피니티 스파 풀. 부산일보DB

코로나 3년 차인 지난해 해운대구 등 동부산의 5성급 특급 호텔들은 ‘호캉스’ 수요가 몰린 덕분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며 호캉스 수요가 줄어 예전 같은 ‘코로나 특수’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로나 이후 매출 회복세가 더뎠던 부산 원도심 호텔들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한다.


15일 지역 호텔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5성급 호텔 A사의 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27%, 지난해 매출은 2021년보다 24% 증가했다. 2년 연속 매출이 껑충 뛰며 A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해운대구 B호텔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5%나 증가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해운대구 C호텔의 경우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는 전년보다 매출이 27% 감소했지만, 2021년 27%, 지난해 12% 증가하며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기장군 D호텔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최고 매출을 기록한 호텔은 모두 해운대구와 기장군의 5성급 최고급 호텔로서 ‘바다 전망(오션 뷰)’이 특징이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호캉스’를 즐기려던 전국의 관광객이 부산의 최고급 호텔로 몰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반면 부산의 원도심 호텔들은 지난해에 고전을 면치 못해 대비를 이뤘다. 코로나 1~2년 차보다는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엔 미치지 못했다. 팬데믹으로 주된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끊겼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코로나 기간에 호텔업계도 동부산과 원도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

하지만 올해 동부산과 원도심 호텔의 희비는 다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동부산 호텔들은 호캉스를 즐기던 수요가 해외여행으로 상당수 이탈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은 고객 발길을 붙잡기 위해 일찌감치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해운대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 특수로 프로모션을 거의 진행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매달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도심 호텔들은 전 세계적인 항공 수요 증가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기대한다. 원도심의 E호텔 관계자는 “부산의 원도심 호텔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높았다. 올해 3~4월 벚꽃축제 등을 기점으로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핵심은 부산에 국제 항공 노선이 얼마나 빠르게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전공 교수는 “해운대와 원도심 중심으로 지난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했는데 올해는 다소 나아지리라 본다”면서 “다만 올해 국내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 수요는 많지만 그만큼 해외 관광객은 국내로 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비대칭 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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