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년 반 만에 금리인상 멈추나… 23일 금통위 결정 주목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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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기 상황, 동결 의견 많아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감안
0.25%P 추가 인상 전망도 팽팽

한국은행이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온 금리인상 기조를 깨고 이번주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온 금리인상 기조를 깨고 이번주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온 금리인상 기조를 깨고 이번주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며 동결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앞서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2020년 3월 빅 컷(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하)을 포함해 같은 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후 2021년 8월, 마침내 1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만약 한은 금통위가 23일 동결을 결정하면 지난달까지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 행진이 멈추는 셈이다. 기준금리 연속 인상 기록도 일곱 차례(작년 4·5·7·8·10·11월, 2023년 1월)로 마감된다.


전문가들은 최종 금리 3.50%에서 긴축 종결을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로 불안한 경기 상황을 꼽는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도 우려된다"며 "따라서 금통위원들도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를 낮추는 효과보다 경기와 금융시장을 해치는 부작용을 더 걱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수출이 부진한데 소비도 위축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다"며 "한은이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로 23일 0.25%P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직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것을 근거로 뒀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작년 가을 정점을 찍었지만, 기대만큼 빨리 떨어지지 않고 1월 오히려 다시 반등했다"며 "한은으로서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부담스럽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도 한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나 경기지표를 보면 3월, 5월 두 차례 정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더 밟을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한은도 한 번 정도는 따라가야 할 텐데 3.75%에서 인상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3.50%)으로 유지하면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P로 커지고, 한국 경제는 상당 기간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한편 한은은 23일 기준금리뿐 아니라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5∼1.6%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존 1.7%(11월 전망치)보다 0.1∼0.2%P 낮은 수준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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