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항의 집회 갈등 장기화 조짐… 아시아드CC 주민복지기금 분쟁 안갯속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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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읍주민자치위, 시청 앞 집회 이어 잇따른 집회 예고
“역대 최대 수준 이익에도 주민 위한 복지기금 안 줘”

아시아드CC “증빙서류 보완하면 지급 재개 결정”
주민자치위 “매년 기금사용내역 내” 입장 차 커

지난 17일 오전 부산 기장군 일광읍 주민들이 아시아드 CC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민복지기금 지급을 요구했다. 탁경륜 기자 지난 17일 오전 부산 기장군 일광읍 주민들이 아시아드 CC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민복지기금 지급을 요구했다. 탁경륜 기자

부산시 출자 골프장인 아시아드CC가 기장군 주민들에게 지급해오던 주민복지기금을 지난해부터 지급 중단(부산일보 1월 26일 자 3면 등 보도)한 것을 두고 일광읍 주민들이 집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아시아드CC를 찾아 항의 집회를 예고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입장 차가 커 접점을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일광읍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17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부산시 출자기관인 아시아드CC가 주민들에게 약속한 주민복지기금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들은 기장군 일광읍 아시아드CC를 찾아 주민복지기금 지급을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아시아드CC는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데다 20억 원가량의 이익금이 발생하는 등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을 얻었음에도 정작 주민들을 위한 복지기금은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아시아드CC가 잘 운영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광읍 주민들의 배려가 있었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집회에 함께 참여한 기장군의회 황운철 의원은 “설립 당시 아시아드 측이 일광읍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사항 10여 개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지켜진 것이 주민복지기금 지급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아시아드는 주민들을 모른 척하고 제대로 된 협상 자리도 없이 기금 지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드CC 측은 매년 주민자치위에 지급해 온 1억 5000만 원에 대한 증빙서류 보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아시아드CC 관계자는 “부산시의회에서 매년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만큼 지출 영수증이나 이체 내역과 같은 주민복지기금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자치위 측에서 증빙서류를 보완해 제출하면 추후 내부 논의를 통해 기금 지급 재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자치위 측은 매년 기금 사용내역을 제출했고 지난 20년간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서류 미비 등은 기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내세운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상호 간 입장 차가 큰데다 주민자치위 측이 주기적으로 집회를 열 것이라고 예고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드CC 관계자는 “주민자치위 측에 보낸 공문 내용대로 증빙서류 제출이 먼저라고 판단한다”면서 “증빙서류를 받고 기금 사용이 적절했는지 등을 검토하기 전까지는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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