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반값 할인 행사에… 마트 문 열기 2시간 전부터 “줄 섰소”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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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가 급락한 축산 농가 돕기
하나로마트 사흘간 할인 판매
부산점서도 유례없는 ‘오픈런’
한때 고객 200여 명 장사진
개장 1시간 만에 300kg 매진

지난 주말 ‘소(牛)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가 열린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부산점에 한우를 구매하기 위해 많은 고객이 몰렸다. 농협유통 제공 지난 주말 ‘소(牛)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가 열린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부산점에 한우를 구매하기 위해 많은 고객이 몰렸다. 농협유통 제공

정부가 도매가격이 급락한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한우를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부산에서는 마트 개장 전부터 수백 명의 고객이 찾는 등 유례없는 ‘한우 오픈런’이 연출됐다.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파격적인 할인행사에 많은 고객이 몰렸다.

19일 농협유통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이날 부산 북구 금곡동 하나로마트 부산점에는 개장 2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마트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개장 직전에는 약 200명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고객이 긴 줄 앞 쪽에 살그머니 끼어들려고 하자 “새치기하지 말라”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소(牛)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에서 한우를 구매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마트로 몰려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한우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지자 한우 농가를 돕기 위해 농협경제지주와 함께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한우 소매 가격에는 유통 비용이 반영돼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한우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워 할인행사를 통해 도매가 급락을 억제하는 동시에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몰의 소매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3일간 전국 하나로마트 980여 곳에서 열렸다.

이에 전국 대도시의 하나로마트에서는 유례없는 ‘한우 오픈런’이 연출됐다.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하나로마트인 부산점 측은 2004년 마트 개장 이후 이 정도로 인파가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나로마트 부산점은 이날 1인당 등심 2팩(팩당 1kg), 불고기 2팩, 국거리 2팩 등 총 6팩을 살 수 있도록 제한했지만, 마트 개장 1시간도 채 안 돼 준비한 물량 300kg이 동났다. 하나로마트 부산점은 지난 17일과 18일에도 오전에 모든 물량이 매진됐지만, 이날은 행사 마지막 날이라 특히 인파가 더 몰렸다. 이날 한우를 구매하지 못한 한 60대 주부는 “최근 심각한 고물가로 힘들어 이번 기회에 한우를 싸게 사려고 했는데, 결국 구매하지 못해 허탈하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부산점 관계자는 “포켓몬빵이 유행일 때 개장 전에 줄을 서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처럼 수백 명이 몰린 경우는 처음이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1등급 등심은 약 32% 할인된 100g당 6590원, 1등급 불고기와 1등급 국거리는 각각 52.9%씩 할인된 100g당 2260원에 판매됐다. 이는 현 시세보다 40%(1등급 등심)에서 50%(불고기·국거리류)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한우 할인 판매 행사를 잇따라 열 예정이다.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전국 하나로마트 등에서 한우 할인 행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해당 기간 불고기와 국거리류를 100g당 2160원대에 판매된다. 참여 업체별로 3~5일 동안 진행된다. 농식품부는 6~7월, 10~12월 중에도 일정 기간을 정해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상문 농협유통 부산지사장은 “어려운 축산농가를 돕고 살맛 나는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한우를 판매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농축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우 가격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한우 소매가격이 도매가격 하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통업체는 한우 소비자 가격 하락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산자 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한우산업이 무너지면 농업과 농촌이 무너진다'면서 '재정적·제도적인 내용을 보완해 추가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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