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가짜뉴스·부정선거… 국힘 당권주자 ‘네거티브 전쟁’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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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18일 청주시 흥덕구 국민의힘 충북도당 강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18일 청주시 흥덕구 국민의힘 충북도당 강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2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당내 전대 후유증 우려에도 네거티브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4명의 당대표 후보는 각각 다른 ‘타깃’에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는데, 김기현-안철수 ‘양강’의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3·4위인 천하람·황교안 후보의 지지율 흡수가 결선 승리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17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17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강 후보는 19일에도 서로를 향해 거친 비방전을 펼쳤다. 김 후보는 이날 TV조선 인터뷰에서 안 후보 측의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 제기에 “이미 다 검증된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패색이 짙어져 급하고 답답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극약 처방을 쓴다면 대권을 꿈꾼다는 분이 할 모습이 아니고 참 유치하다”고 안 후보를 겨눴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민주당 대표를 하고 민주당과 오랫동안 교류를 가져 왔기 때문인지 몰라도 ‘아니면 말고’식 덮어씌우는 걸 능수능란하게 잘한다”며 정체성 공세도 거듭 제기했다. 김 후보의 투기 의혹은 황교안 후보가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갑작스럽게 제기했다. 김 후보 측은 안 후보의 ‘해명’ 요구에는 격하게 반응하면서도 자신을 향해 “사퇴하라”고 날을 세운 황 후보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 황 후보를 지지하는 ‘강경 보수층’이 결선에서 안 후보보다는 김 후보와 결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후보도 김 후보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천하람 후보가 ‘비윤 선명성’을 앞세워 자신의 지지층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양강 대결 구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안 후보는 황 후보의 문제 제기 이후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라며 “투기 의혹이 있는 대표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측의 해명에 대해 “민주당이 얼마나 끈질기고, 어떤 수법을 쓰는지 내가 제일 잘 안다”며 “김 후보가 이번에 완전히 털고 가지 않고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이)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물어뜯어서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이기기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안 후보를 제쳤고, 이미 결선투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천 후보 측의 ‘도발’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섣불리 받아쳤다가 오히려 ‘2위 경쟁’ 구도를 부각할 수 있고, 천 후보 지지층 가운데 비윤·중도 표를 결선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안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원이 실질적인 당의 주인이 되도록 개혁하겠다”며 책임당원이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하고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현역의원의 공천신청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천하람 후보는 김·안 후보를 싸잡아 비판한다. 그는 친윤(친윤석열)의 지원을 받는 김 후보에 대해 “대표가 되면 당 총선 후보들은 ‘윤핵관표’ 공천 딱지를 달게 된다. 그러면 총선은 폭망”이라고 날을 세우는 동시에 안 후보에게는 “‘친윤 호소인’ 내지는 ‘윤심 호소인’이라는 모호한 스탠스만 유지하다가는 지지율만 빠질 것”이라고 혹평한다. 그러면서 황 후보의 과거 부정선거 주장을 끄집어내 견제구를 던지는 등 ‘모두 때리기’ 전략을 펴고 있다. 세 후보를 ‘기득권’으로 한데 묶으면서 개혁 선명성으로 결선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황 후보도 지지층이 겹치는 김 후보 표를 뺏어 오기 위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양강에 이어 3, 4위 후보들도 10% 이상의 만만찮은 지지표를 갖고 본선 진출을 노리면서 2주 동안 네거티브 전쟁은 한층 가열될 공산이 커 보인다. 한편, 전당대회까지 합동연설회는 4차례(21일 대전·세종시·충북·충남, 23일 강원도, 28일 대구·경북, 3월 2일 서울·인천·경기도), TV토론은 3차례(20일, 22일, 3월 3일)가 남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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