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보다 자전거 타면 부산의 본모습 볼 수 있죠”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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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 ‘부산에서 자전거 타기’ 대표

부산 관광 활성화·자전거 이용 전파
친환경 자전거 ‘타래이’ 24시간 대여
올해부터 초등생 ‘자전거 생존’ 교육

“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다 보니 세상이 달라 보이더군요”

부산지역 예비사회적기업이자 관광 스타트업 ‘부산에서 자전거 타기(부바커)’ 한수진 대표는 말했다. 한 대표는 직장 생활 당시 자전거로 출퇴근하다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는 시민단체를 운영하고 자전거 안전교육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 자전거 교육에 앞장서다 사업가로 변신했다. 2020년 3월 부바커를 창업하고, 그해 9월 부산시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 지위를 받았다. 자전거를 통해 부산 관광 활성화와 자전거 교육을 통해 올바른 자전거 타기 문화를 전파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는 “자전거 타기는 무엇보다 오롯이 두 다리로만 두 바퀴를 움직이는 건강한 신체 활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산과 좁은 도로가 많은 부산의 특성상 자전거를 타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한 대표는 부산이야말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라고 강조한다. 도시 전역에 자전거 도로만 400km 넘게 조성돼 있고, 해안선을 따라 도시가 형성된 최고의 관광도시라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자전거 타기를 통해 부산의 본모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처럼 화려한 관광지 구경도 좋지만, 자전거를 이용하면 로컬 문화가 숨 쉬는 ‘부산의 맨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바커는 도시 곳곳을 탐하는 ‘바이크 도슨트’나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친환경 자전거인 ‘타래이’를 운영해 24시간 동안 자전거 대여도 하고 있다. 타래이는 부산에만 매년 1070대, 전국에서 3만여 대가 자전거가 폐기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안전을 위해 체인 등의 필수 장비만 새것으로 교체하고 나머지는 폐자전거를 리사이클링해 새 자전거로 만든다. 타래이는 해운대, 수영구, 영도구 등 총 3곳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한 대표는 “자전거 교통 문화를 위한 기업이 자전거 폐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타레이 한 대를 만들면 소나무 11그루를 살리는 탄소 저감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생각보다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어린 시절 체계적인 자전거 교육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어린이교통사고 1만 978건 중 약 10%가 자전거 승차 중에 생긴다.

그는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 자전거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3곳에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의 학교 자전거안전교육은 이벤트성에 그쳐 실질적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체계적인 자전거 교육을 통해 안전 습관과 행동을 자동화해 자신감 있는 자전거를 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넓게 보면 자전거가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대체 교통수단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아동기부터 자전거를 교통으로 접근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로컬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지만, 분명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서 “지자체에서도 이런 가치에 공감한다면 공공성을 가진 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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