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균 관람료 사상 첫 1만 원대 …지난해 흥행작 1~5위는 모두 ‘속편’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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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2022년 영화 산업 보고서

탑건; 매버릭 탑건; 매버릭

2022년 영화 평균 관람료가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흥행작 속편이 관객 수 1~5위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새로운 영화가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극장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다시 1조 원대를 회복했지만, 2019년 기준으로는 여전히 60%대에 그쳤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지난해 한국 영화 산업 부문별 시장 현황을 집계한 ‘2022년 한국 영화 산업 결산’ 보고서를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극장 매출은 1조 1602억 원으로 2021년보다 98.5% 증가했고, 전체 관객은 1억 1281만 명으로 전년보다 86.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60.6%, 관객은 49.8% 수준이었다.


범죄도시2 범죄도시2

영화 평균 관람료는 사상 첫 1만 원대를 기록했다. 2020년 8574원, 2021년 9656원에 이어 2022년 1만 285원까지 인상됐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었다며 2020년부터 3년간 가격을 1000원씩 올린 여파가 크다.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관 주말 관람료는 2018년 1만 2000원에서 올해 1월 기준 1만 5000원이 됐다.

영진위 손진아 영화정책연구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티켓 가격이 인상되면서 평균 관람료가 높아졌다”며 “영화관이 일반 상영관보다 요금을 더 받는 특수상영관을 확대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2년 특수상영(4D·아이맥스·스크린X·돌비 시네마) 전체 매출액은 12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1.2% 증가했다. 관객 수는 864만 명으로 252.2%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극장 매출의 10.9%, 관객 수의 7.7%에 해당한다.



지난해 매출 1~5위 영화는 모두 기존 흥행작 속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첫 번째 ‘1000만 영화’인 ‘범죄도시2’가 매출 1312억 원으로 1위에 올랐다.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지난해에만 매출 903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탑건: 매버릭’은 매출액 879억 원으로 3위였다. 한국 영화 ‘한산: 용의 출현’과 ‘공조2: 인터내셔날’은 각각 매출 737억 원과 709억 원으로 4~5위를 기록했다.

손 팀장은 “관객들이 믿을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많이 선택한 걸 알 수 있다”며 “나중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볼 수 있더라도 이른바 ‘극장용 영화’에는 많은 관객이 몰렸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영화관이 기존 흥행작 속편이나 많은 예산을 들인 애니메이션 등에 크게 의지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로 위축된 한국 영화 수출액은 2022년 7147만 달러로 전년보다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실적을 달성한 2005년 7599만 달러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해외 영화제나 OTT 시리즈물 등으로 알려진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독립·예술 영화 개봉 편수는 총 357편으로 전년보다 20.7% 감소했지만, 관객 수는 125만 명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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