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인증 획득’ 생활쓰레기 소각 슬래그, 콘크리트용 골재 변신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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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최근 소각장 용융슬래그 KS 인증 획득
폐기물을 자원 재활용, 비용 절약까지 ‘일석이조’
시, 입찰 통해 t당 4000~5000원에 매각 추진

양산시가 최근 한국표준협회로부터 받은 용융슬래그에 대한 KS 인증서. 양산시 제공 양산시가 최근 한국표준협회로부터 받은 용융슬래그에 대한 KS 인증서.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시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수천t 규모에 이르는 슬래그가 콘크리트 골재로 사용된다. 매립돼야 할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면서 배립비용을 포함해 연간 수천만 원의 수입도 기대된다.

양산시는 최근 자원회수시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융슬래그가 한국표준협회로부터 KS 인증을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융슬래그가 KS 인증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S 인증제도는 산업표준화법에 따라 국가가 제정한 한국산업표준(KS) 이상의 능력을 쌓은 사업장 제품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사를 거쳐 KS 마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인증 제도다.

시가 이번에 획득한 KS 인증은 한국표준협회의 KS F2527 콘크리트용 골재로, 공정·제조설비 관리 등의 현장 심사와 공인기관 제품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시가 용융슬래그 KS 인증에 나선 것은 지난해 환경부가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용융슬래그를 갑자기 폐기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용융슬래그 유통이 중지되고, 매립에 따른 비용까지 발생하게 됐다.

시는 2020년까지 용융슬래그를 레미콘 업체에 판매했지만, 폐기물 논란이 빚어지면서 지난해 폐기물로 분류됐다. 시는 지난해 용융슬래그에 대한 KS 인증에 나섰고, 추진 과정에 용융슬래그에 대한 KS 인증 기준을 새로 만드는 등 우여곡절 끝에 KS 인증을 획득했다.


생활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융슬래그. 양산시 제공 생활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융슬래그. 양산시 제공

이에 따라 양산시는 앞으로 자원회수시설에서 발생하는 연간 3500t 규모의 용융슬래그를 입찰을 거쳐 콘크리트용 골재로 매각할 예정이다. 용융슬래그는 벽돌이나 아스팔트 콘크리트용으로 재활용된다.

현재 재생 골재 1t당 가격은 4000~5000원 수준이어서 용융슬래그 전량을 매각하더라도 1400만 ~1750만 원에 불과하지만, 매립에 따른 모든 비용을 포함할 경우 매각 수입보다 몇 배나 되는 경제적 이득이 발생하게 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앞으로 용융슬래그가 벽돌이나 아스팔크 콘크리트 등으로 재활용된다.양산시 제공 앞으로 용융슬래그가 벽돌이나 아스팔크 콘크리트 등으로 재활용된다.양산시 제공

시는 그동안 자원회수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열을 이용해 전기와 증기를 생산한 뒤 한전과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연간 8억 7000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는 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한국전력거래소 현물시장에 매각해 1억 5000만 원을, 메탈을 팔아 1억 6600만 원의 수입을 각각 얻는 등 자원회수시설 운영 과정에서 연간 12억 원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시는 2008년 양산신도시에 하루 200t 처리 규모의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는 자원회수시설을 건설해 15년째 운영 중이다. 그러나 자원회수시설이 노후화되면서 2021년부터 처리용량을 초과해 소각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유산매립장에 매립 처리 중이다.


생활 쓰레기 소각장인 양산 자원회수시설 전경. 양산시 제공 생활 쓰레기 소각장인 양산 자원회수시설 전경. 양산시 제공

나동연 양산시장은 “자원회수시설에서 발생하는 용융슬래그가 제품으로서 KS 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폐기물이 제품으로서 재활용되는 획기적 계기가 됐다”며 “KS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없는 기준을 새로 만드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으로 자원순환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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