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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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멍뭉이’ 김주환 감독

유기견의 새 반려인 찾는 내용
여덟 마리 강아지와 촬영 ‘곤혹’
유연석·차태현 사촌형제 연기
두 캐릭터 ‘따뜻한 희망’ 전해

김주환 감독이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영화 ‘멍뭉이’로 극장 관객을 찾는다.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김주환 감독이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영화 ‘멍뭉이’로 극장 관객을 찾는다.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좋은 영화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좀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에요.”

신작 ‘멍뭉이’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의 말이다. 감독의 이런 믿음은 새 영화를 준비하며 고뇌하고 흔들릴 때마다 그를 다시 서게 했다. 덕분에 이번 작품의 외피는 전작 ‘청년경찰’ ‘사자’와 달라도 영화의 결이 서로 맞닿아 있는 느낌을 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 영화가 선한 영향력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사촌 형제 민수와 진국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새 반려인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 감독은 개인적인 경험과 유기견 관련 조사를 더해 영화를 완성했다. 그는 “저도 강아지를 오래 키웠다”며 “영화에 나오는 ‘루니’와 ‘레이’는 예전에 제가 키웠던 반려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유기견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 이야기들은 최대한 원형으로 가져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려고 발톱을 모두 뽑아놓고 유기한 사례도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직접 가르치려는 영화는 아니에요. 다만 이런 것도 있다고 알려주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영화 ‘멍뭉이’ 스틸 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멍뭉이’ 스틸 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여덟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촬영하는 건 쉽지 않았단다. 김 감독은 “어려울 걸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어렵더라”며 “촬영을 하면서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강아지들이 생각보다 가만히 있지 않아서 장면을 살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며 “힘들었지만, 강아지들이 행복해야 하는 현장이라고 생각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여름 촬영에선 더위를 피해야 했어요. 강아지들이 열에 약하거든요. 땡볕에 계속 내놓을 순 없으니 차 한 대를 거의 냉장고같이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쉬게 했어요. 강아지들을 위해 만든 영화잖아요. 그 과정에서 최대한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죠.”

영화 ‘멍뭉이’ 스틸 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멍뭉이’ 스틸 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멍뭉이’ 스틸 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멍뭉이’ 스틸 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배우 유연석과 차태현이 사촌형제 민수와 진국을 연기했다. 두 사람이 서로 다독이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유기견의 현실에 분개하는 따뜻한 눈과 가치와 신념을 잃지 않는 마음은 주변까지 환해지게 한다. 김 감독은 “두 인물을 ‘인간 멍뭉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을 수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두 캐릭터에 희망도 내포했다”며 “결국 좋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유연석, 차태현 배우도 좋은 사람들이에요. 연기는 두말할 것 없고요. 특히 유연석 배우는 촬영 전부터 루니가 있는 센터에 가서 강아지와 신뢰를 쌓았더라고요. 덕분에 루니가 자연스럽게 꼬리를 흔든다던가 감정 장면에 도움을 주기도 했어요.”

차기작은 넷플릭스 ‘사냥개들’과 ‘요괴전’이다. 이 가운데 ‘요괴전’은 글로벌 프로젝트다. 그는 “8부작의 OTT 드라마가 될 것 같다”며 “대형 규모라 해외 투자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작품을 영화 ‘혹성탈출’에서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와 함께 제작한다. 한국의 요괴들이 서양의 요괴와 싸우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이제 마흔셋인데 쉰 살이 되기 전에 어떤 경험을 해야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제가 만든 영화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어요. 선한 영향을 발휘할 때 영화 하는 행복감을 느끼거든요. 늘 본질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영화 만들겠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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