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차갓산직’에 ‘기름집 끝판왕’까지… 전국 구직·이직시장 역대급 ‘들썩’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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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생산직 400명 채용 내달 접수
고졸 이상 무스펙 채용에 관심 폭발
에쓰오일, 24일까지 지원서 접수 중

현대자동차와 에쓰오일 등 높은 연봉과 파격 복지 등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기업들이 채용에 나서 취업시장이 들썩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부산일보DB 현대자동차와 에쓰오일 등 높은 연봉과 파격 복지 등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기업들이 채용에 나서 취업시장이 들썩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부산일보DB

높은 연봉, 파격 복지로 유명한 현대자동차와 에쓰오일이 생산직 채용 문을 활짝 열어젖혀 취업시장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킹차갓산직(현대차 생산직)’ ‘기름집 끝판왕(에쓰오일 생산직)’ 등으로 불리며 ‘꿈의 직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두 기업은 울산에서 대규모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까닭에 부울경을 중심으로 천금 같은 취업 기회를 잡기 위한 구직자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다음 달 2일 상반기 기술직(생산직) 채용 절차에 들어간다. 채용 규모는 400명이다. 고졸 이상이면 지원 자격이 주어지며, 연령과 성별은 무관하다.


3월 2~12일 원서를 받고 서류 합격자만 1, 2차로 나눠 면접과 인·적성 검사 등을 실시한 뒤 7월 중 합격자를 발표한다.

현대차 기술직 신규 채용은 2013년 4월 이후 10년 만이다. 전동화 전환으로 필요 인력이 줄었지만,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여 기술직 채용에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쏘아 올린 ‘10년 만의 무스펙 채용’에 취업, 이직 시장까지 이 소식을 공유하느라 분주하다.

그 이유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에 있다. 현대차 기술직은 평균 연봉이 2021년 기준 9600만 원이며, 만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 현대차 자동차를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30% 싼 가격으로 2년마다 살 수 있고, 퇴직 이후에도 25% 자동차 할인 혜택을 받는다. 대학 학자금도 자녀 수와 관계 없이 전액 지원받는다. 현대차 기술직의 신입 평균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하면 6000만~7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 채용에 전국적으로 10만 명 이상이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그룹사인 기아자동차가 2021년 생산직(138명) 채용에 나섰을 당시 지원자 4만 9432명이 몰려 약 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적이 있다.

취업시장에서는 구직자나 직장을 가진 이른바 ‘중고 신입’, 공무원 등을 가리지 않고 현대차 채용에 적극적으로 지원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 서점 등에서는 이미 현대차 생산직 채용 관련 수험서가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합격 정보가 넘쳐 나고 있다. 울산의 50대 공무직 근로자는 “퇴직까지 한 10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나이도, 스펙도 보지 않는다고 하니 (현대차 기술직에)도전해 보려고 한다”며 “울산 토박이로 살면서 현대차 점퍼 한번 입어 보는 게 소원이었다. 현대차에 근무하는 (생산직)친구들에게 자문도 구하고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안팎에서 기술직 채용과 관련해 ‘누구에게 부탁하면 된다더라’ ‘내정자가 있다’ 등 갖가지 소문이 돌자 노조는 1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청탁, 압력, 금품 제공 등 비리 연루자를 일벌백계하겠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에도 3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에쓰오일도 이달 13~24일 생산직 신입 사원 채용 지원서를 받고 있다. 모집 인원은 수십 명 규모다. 채용된 직원은 5월 중 울산지역 정유·화학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현대차 기술직이 ‘신의 직장’이라면, 에쓰오일 생산직은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으로 통한다. 생산직 취업 희망자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업종이 정유사다. 평균 연봉은 1억 원을 상회한다. 생산직의 경우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4조 2교대제여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에쓰오일은 또 9조 원대 초대형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6년까지 울산에 각종 생산 설비를 완공하고, 2~3년 내 수백 명 규모의 채용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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