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 지표 ‘빨간불’… 국내 경기, 최악 둔화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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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BSI,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
1월 경제고통지수, 역대 최고 기록
부산 소비자심리지수, 다시 하락세
물가상승 우려 등 부정적 인식 확산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월 소상공인 전망 경기지수(BSI)는 72.5로 전월 대비 5.3포인트 내렸다. 그 중 전통시장은 설 연휴가 지나며 경기전망이 크게 악화했다. 전통시장의 2월 전망 BSI는 59.3으로 전월보다 27.2포인트 급락해 지난해 2월(58.0) 이후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 양파 매대에 돈바구니가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월 소상공인 전망 경기지수(BSI)는 72.5로 전월 대비 5.3포인트 내렸다. 그 중 전통시장은 설 연휴가 지나며 경기전망이 크게 악화했다. 전통시장의 2월 전망 BSI는 59.3으로 전월보다 27.2포인트 급락해 지난해 2월(58.0) 이후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 양파 매대에 돈바구니가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국내 각종 경제 지표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며 심각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제조업 체감 경기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치솟는 물가와 고용 불안까지 겹치며 경제고통지수는 최고에 달했다. 부산 지역의 소비심리도 불과 한 달 새 또다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P)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2020년 7월(59)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10P)와 기타 기계장비(-10P)의 업황이 부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건설·자동차·선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로 1차 금속(-5P)의 하락 폭도 컸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4P, 1P 하락했고 수출기업(-5P)의 체감 경기가 내수기업(-1P)보다 더 나빠졌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또한 지난달 1월 경제고통지수가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22일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제고통지수는 8.8로 집계돼 1999년 6월 실업률 집계 기준 변경 이래 1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로, 실업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더해 구한다.

실업률이 3.6%로 1년 전보다 0.5%P 내렸지만 물가 상승률이 5.2%로 1.6%P 오르면서 경제고통지수가 1.1P 상승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0년 1월(8.5)이었는데 당시엔 실업률이 5.0%로 물가 상승률(3.5%)보다 높았다. 전체 월간 경제고통지수를 통틀어 보면 작년 7월(9.2)이 가장 높고, 이어 2001년 2·3월(각 9.1), 2022년 6월·2008년 7월·2001년 5월(각 9.0), 2001년 4월(8.9) 순이었다.

부산의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이날 공개한 '2월 부산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부산 제조업 업황 BSI는 65로 전월(69)보다 4P 하락했다. 자동차 업종에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이 심화했고 철강업도 하락한 영향이라고 한국은행 부산본부 측은 분석했다.

여기다 부산 소비자심리도 한 달 만에 크게 위축됐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따르면 2월 부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91.8로 전월 대비 2.8P 하락했다. 부산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9월 94.5를 기록, 10월 90.8로 급락한 뒤 11월(90.3)까지 저조한 수준을 이어오던 중 12월부터 93.0으로 반등해 지난달 94.6까지 올랐다. 당시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한 영향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한 달 만에 소비자심리지수가 또다시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 것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향후 가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도시가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지난달 부산지역 주택, 수도, 전기·연료 부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7.3%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관계자는 “부산의 하락 폭이 전국(-0.5P)에 비해 크게 나타나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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