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벼랑 끝 몰린 대학 상권, 동백전도 맥 못 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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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시기 맞고도 빈 상가 갈수록 늘어
위축된 지역화폐 활성화 등 대책 절실

부산 지역 대학가의 상권이 신학기 개학과 코로나19 탈출이라는 호전된 상황을 맞고도 여전히 찬 바람이 쌩쌩 분다. 부산대 앞 원룸촌에 나붙은 부동산 원룸 임대 안내문.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대학가의 상권이 신학기 개학과 코로나19 탈출이라는 호전된 상황을 맞고도 여전히 찬 바람이 쌩쌩 분다. 부산대 앞 원룸촌에 나붙은 부동산 원룸 임대 안내문.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대학가의 상권이 신학기 개학과 코로나19 탈출이라는 호전된 상황을 맞고도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분다고 한다. 개강을 맞아 활기가 넘쳐야 할 대학가 곳곳에서 텅 빈 상가 건물이 늘고 있고, 학생들의 발길마저 뜸해 ‘상권 빙하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코로나에서는 거의 벗어났지만, 연이어 덮친 고물가 상황과 세태의 변화가 대학가 상권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줘야 하는 지역화폐 동백전의 사용액도 충전 한도와 캐시백의 대폭 감축으로 인해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소상공인에겐 설상가상이다. 코로나에 이어 또다시 민생이 벼랑 끝에 몰렸다.


지역 대학가의 상권 침체는 특정 학교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모든 곳이 비슷하다. 부산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부산대 앞 젊음의 거리를 비롯해 부경대와 경성대 앞의 상가에는 곳곳에 ‘임대 문의’라는 안내문이 나붙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산대 앞 중·대형 상가의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약 25%, 부경대와 경성대 앞 상가도 10%가 넘었다. 원인은 아무래도 요즘의 고물가 사태와 코로나를 거치면서 바뀐 학생들의 생활 패턴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단체 모임을 꺼리는 데다 학교 앞 분위기마저 예전만 같지 못하면서 학생들이 대학가 상권을 외면하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코로나 때 소상공인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던 지역화폐 동백전마저 정부의 홀대와 지자체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활용도가 급감했다. 동백전의 가장 큰 목적이 시민들의 활발한 결제 수단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인데,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배정에선 늘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당국의 동백전 홀대는 당장 수치로 확인된다. 부산시에 따르면 예산 부족에 따른 충전 한도와 캐시백의 대폭 축소로 지난달 동백전 사용액은 6개월 전보다 무려 50%나 급감했다. 현 추세라면 앞으로도 계속 사용자가 줄 것이라고 한다. 이는 안 그래도 어려운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을 더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일단은 현시점에서 곧바로 가시적인 경제활성화 효과를 꾀할 수 있는 동백전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다. 그러려면 충전 한도와 캐시백 확대를 위한 예산 확보가 선결 과제다. 시는 올해 동백전 운영 예산으로 800억 원을 책정했다고 하는데, 지난해의 2217억 원에 비하면 반도 안 된다.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국비 확보와 자체 예산 배정에서 시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학가의 특성을 감안한 상권 활성화 방안도 이참에 모색해야 한다. 시가 엑스포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점을 알지만, 그렇다고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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