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태울 교통수단 없으면 ‘무용지물’… 엑스포와 신공항 ‘공동 운명체’ [부산엑스포 is good]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엑스포 is good] 가덕신공항

해외 관람객만 350만 명 추산
김해공항으론 국제 이벤트 한계
부정기편 등 띄워 신공항 홍보
장거리 노선 유치 효과도 기대

부산 강서구 가덕도 가덕신공항 예정부지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강서구 가덕도 가덕신공항 예정부지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는 부산을 세계적인 대도시로 키울 역사적인 기회다. 아울러 부산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부산엑스포와 가덕신공항 건설은 비슷한 시기에 추진되는데다 서로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 운명체가 됐다.

가덕신공항은 특별법에 의해 건설되는 공항이어서 부산엑스포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되지만, 부산이 엑스포라는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게 되면 엑스포 전 공항 개항은 엑스포와 가덕신공항 모두의 성공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2021년 11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열린 두바이엑스포는 코로나 방역문제로 관람객 유치에 우려가 컸지만, 두바이관광청에 따르면 182일간 24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두바이를 찾았다. 2025년 열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목표 관람객을 2820만 명으로 잡았다. 이 가운데 일본 국내 관람객을 2470만 명, 해외 관람객을 350만 명으로 잡았다. 만약 우리나라도 비슷한 수준의 해외 관람객을 목표로 한다면 김해공항만으로 행사를 치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전인 2019년 김해공항의 국제선 승객은 500만 명(도착만 집계)이다. 그런데 엑스포가 열리는 6개월간 350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집중된다면 김해공항이 이를 수용하기는 불가능하다. 공항은 해외로 입출국하는 일반 승객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 통계만 보더라도 가덕신공항 개항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물론 인천공항 입국객도 있지만 엑스포 유치 실사단의 관심은 지역 공항의 수용 여부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간사이공항과 국내선 전용 고베공항으로 해외 관람객을 수송할 예정이다. 인공섬 위에 지어진 고베공항에는 해상터미널이 있어 바다로 30분이면 간사이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처럼 엑스포는 관광객을 태울 교통수단이 없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부산엑스포가 유치된다면 엑스포 기간 중 가덕신공항뿐만 아니라 김해공항 역시 승객 수송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아쉬운 점은 중앙정부가 가덕신공항 건설 절차에 돌입하면서도 엑스포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깊은 고민이 없다는 점이다. 최대한 공기를 앞당기기 위한 구상을 먼저 제시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답만 반복하고 있다.

반대로 부산엑스포가 유치된다면 이 행사가 가덕신공항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엑스포 개최 전 가덕신공항 개항이 이뤄지면 엑스포 기간 중 관광객을 위한 수많은 부정기편과 특별기가 가덕신공항에 이착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새로 설립된 공항을 해외에 알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 셈이다.

신공항교수회의 공동대표인 박영강 동의대 명예교수는 “엑스포를 위해서도 가덕신공항이 필요하고, 가덕신공항을 위해서도 엑스포가 필요하다”며 “만약 부산엑스포가 유치되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이 이뤄지면 이후 미주나 유럽 노선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덕신공항 개항쯤엔 국토부에서 미래 기술로 개발을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이 상용화된다. 상용화 시점은 이르면 2025년, 늦어도 203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은 바다가 있어 UAM 노선을 만들기엔 매우 좋은 도시”라며 “가덕신공항에 내린 승객을 최단시간에 해운대 등 시내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가덕신공항에 내린 승객은 화물터미널 옆에 설치된 UAM 이착륙장에서 엑스포 개최지인 북항까지 불과 10~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김재원 신라대 항공대학장은 “가덕신공항 자체가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며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조기에 완공돼야 할 사업”이라며 “가덕신공항이 부산 엑스포 전에 완공돼 활발히 이용된다면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를 인천공항이 아니라 가덕신공항에 유치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