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둑 열리자 75㎞ 거슬러 오른 연어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하구 상시개방 1년 모니터링 결과
함안보 하류까지 회유 3개체 발견
숭어·기수재첩 등도 서식 확인돼
생태복원 기미… 염분 피해는 적어

고향을 찾아온 연어가 보의 폭포를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연합뉴스 고향을 찾아온 연어가 보의 폭포를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연합뉴스


낙동강 하굿둑 전경. 부산일보DB 낙동강 하굿둑 전경. 부산일보DB

낙동강 하굿둑을 상시개방한 지 약 1년 만에 낙동강 하구에서 생태 복원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방류한 연어가 하굿둑에서 70여km 떨어진 경남 창녕함안보 하류에서 발견되는 등 하굿둑 건설 이전의 다양한 생물이 사는 ‘기수역(강물과 바닷물이 만나 염분 농도가 강보다 높고 바닷물보다 낮은 강 하구 일대)’의 모습을 점차 찾아가는 모양새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 낙동강유역본부 부산권지사가 22일 공개한 지난 1년간 생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하굿둑 상류의 회유성 어류 분포 범위가 확대됐다. 수공은 지난해 2월 18일부터 매달 ‘대조기(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에 밀물이 가장 높을 때)’에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입했다. 2021년 4차례에 걸친 시범 사업 기간을 거쳐 지난해의 경우 총 9번의 대조기에 43회에 걸쳐 해수를 유입하는 등 상시 개방하자 하구 생태계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숭어에서 바다빙어, 은어, 농어, 점농어, 학꽁치까지 회유성 어종 6종이 하굿둑 상류에서 확인됐다. 회유성 어종은 강에서 부화해 바다로 갔다가 성어가 되어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어종을 말한다. 지난해 바다빙어와 은어는 하굿둑에서 18km 떨어진 경남 김해시 대동생태공원 인근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학꽁치와 숭어는 12km 떨어진 부산 북구 구포대교 인근까지 거슬러 올라왔으며, 농어와 점농어는 8km 떨어진 부산 강서구 삼락생태공원 위쪽 부근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과거 부산 삼락체육공원 앞 낙동강변에서 어린연어를 방류하는 행사 모습.부산일보DB 사진은 과거 부산 삼락체육공원 앞 낙동강변에서 어린연어를 방류하는 행사 모습.부산일보DB

대표적 회유성 어종인 연어도 2년에 걸친 추적 조사 결과, 총 21마리가 상류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이 중 하굿둑에서 약 75km 떨어진 곳에는 3마리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경남 밀양시 밀양강 삼상교(하굿둑에서 52km)에서 3개체 △밀양시 수산대교(하굿둑에서 42km)에서 1개체 △경남 양산시 양산천(하굿둑에서 23km)에서 3개체가 발견되는 등 연어 성체는 산란이 가능한 곳까지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물에서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 바다로 이동하는 실뱀장어도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 비율(소상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수문 개방 전에는 하류에서 2157마리가 잡히고 상류에서 31마리가 잡혀 소상비율은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굿둑을 상시 개방한 후에는 하류에서 469마리가 잡히고 상류에서 28마리가 잡히는 등 소상비율이 6.0%까지 올랐다. 기수재첩의 서식 가능성도 확인됐다.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10개체의 기수재첩이 확인됐다. 2021년 3곳에서 방류한 기수재첩 치패가 1년이 지나도록 생존한 것이다.

하굿둑 상시 개방으로 인한 농가의 염분 피해는 아직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공 측은 실시간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는데 지난 1년간 지하수 염분이 기준치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수공 측은 올해 해수 유입을 더 늘려 기수역 조성 기간과 범위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하굿둑에서 15km 떨어진 지점까지 염분이 0.5psu 이상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데, 현재로서는 12km까지 조성됐다.

김선기 수공 낙동강유역본부 부산권지사 하구통합운영부장은 “올해는 19번의 대조기에 약 100일 이상 해수를 유입해 기수역 유지 기간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수 유입에 따른 수질·수생태계 분야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 생태 복원 계획도 세워 하굿둑 개방 효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