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구급차에 뱀이 그려진 이유는?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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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으로 보는 세상/김낭예


<상징으로 보는 세상> 표지. <상징으로 보는 세상> 표지.

구급차를 자세히 보면 지팡이를 감고 올라가는 뱀이 그려져 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달려가는 구급차에 왜 위험한 뱀이 그려져 있을까? 구급차에 그려진 뱀과 지팡이는 그리스 신화 속의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이자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의 것이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사람도 살려 낸다는 명의였고 의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세운 교육자였다. 의사들의 윤리 강령인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유명한 히포크라테스도 아스클레피오스가 세운 의술 학교 출신이다.

아스클레피오스의 학교는 병원이면서 신전이었다. 여기서 아스클레피오스를 모시던 사제들이 뱀을 길렀다고 한다. 뱀을 아스클레피오스의 사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땅속으로도 다니고 땅 위에서도 움직이는 뱀을 보고 옛날 그리스 사람들은 뱀이 지상과 지하, 즉 하늘과 땅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뱀과 지팡이를 감고 올라가는 상징은 현재 세계 보건 기구의 마크에도 사용되고 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상징이 의학의 상징으로 확장된 것이다.

<상징으로 보는 세상>은 흔히 접하는 사물에 담긴 상징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청소년 교양서이다. 책은 동식물을 비롯한 자연과 숫자, 색깔, 생활용품 등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31가지 대상이 상징하는 바를 다룬다. 왜 이런 상징이 생겼는지, 상징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상징이 같고 다른지, 분야별로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우리 전통문화는 물론 다양한 종교와 신화, 철학과 세계사까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세상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의 힘을 전하는 책이다. 김낭예 지음/창비/228쪽/1만 5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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