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빈슨과 일본 크루소의 표류기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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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가마골 ‘로빈슨과 크루소’
전쟁·국가 넘어선 소통의 몸짓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1945년 어느 무인도에서 남자 둘이 만난다. 한국인 ‘로빈슨’과 일본인 ‘크루소’다. 말이 통하지 않은 그들은 계속 싸운다. 그러다 언어 대신 몸짓으로 소통하며 서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극단 가마골은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를 이달 25~26일과 다음 달 3~5일 기장군 일광읍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해 가족극 시리즈 1탄으로 전쟁과 국가를 넘어서는 인간의 모습을 격렬한 몸짓으로 보여주는 ‘포복절도 무인도 표류기’다.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연극은 고전 ‘로빈슨 크루소’를 재구성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1945년 8월 15일 일본군 비행기 조종사 ‘크루소’가 남중국해 어느 무인도에 도착한다. 밀림 속에서 나타난 한국인 ‘로빈슨’을 만나고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며 사사건건 싸운다. 말이 통하지 않는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치고, 언어 대신 몸짓으로 마음을 열며 정이 들기 시작한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집을 짓지만, 결국 하나의 집이 완성된다.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소설에서 한 사람 이름인 ‘로빈슨 크루소’는 연극에서 ‘로빈슨’과 ‘크루소’ 두 인물로 나누어진다.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으로 싸워야 했던 20세기 제국주의 역사를 은유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다. 작품은 화해와 평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제시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몸짓은 서로의 본성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배우들은 일반 연극의 틀에서 벗어나 강렬한 몸짓과 표정 연기로 관객을 만난다.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가마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 극단 가마골 제공

연극 ‘로빈슨과 크루소’는 이탈리아 작가 니노 딘트로나, 지아코모 라비치오 원작이다. 후지타 아사야가 한국 상황에 맞게 재구성했다. 김하영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고, 강호석·박정우 배우가 출연한다.

평일에는 오후 7시 30분, 주말에는 오후 3시에 공연을 시작한다. 7세 이상 관람가로 티켓 가격은 3만 원이다. 가족 3인 이상 동반 관람은 50%, 기장군민과 문화릴레이티켓은 1만 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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