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늑도유적서 고대 온돌시설·환두도 등 출토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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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철기시대 집터 2기, 구덩이 9기 등 확인
온돌 집자리는 남부지역서 연대 가장 오래돼
일반 생활터전서 환두도 발견 학계 관심 집중
“동아시아 교역 중심지 역할 수행” 재입증

경남 사천시 늑도유적에서 확인된 온돌시설 흔적. 한반도 남부지역에서는 늑도유적 온돌의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고됐다. 김현우 기자 경남 사천시 늑도유적에서 확인된 온돌시설 흔적. 한반도 남부지역에서는 늑도유적 온돌의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고됐다. 김현우 기자

경남 사천시 늑도유적에서 다시 한 번 고대 온돌시설이 출토돼 유적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또 다양한 유구들이 드러나 늑도가 철기시대 당시 국제무역항으로 동아시아 교역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사천시 늑도유적은 1985년 부산대 박물관에서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많은 조사가 이루어졌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연륙교 설치 당시 대규모 발굴조사가 진행돼 초기철기 시대 집터, 무덤, 조개무지 등 확인됐으며, 2003년에는 사적 제45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사천시는 (재)울산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늑도동 362번지 890㎡를 대상으로 정밀 학술발굴조사에 들어갔으며, 초기 철기시대 집터 2기, 구덩이 9기, 고려~조선시대 구덩이 5기 등을 확인했다.

온돌시설은 초기철기시대 집터에서 확인됐다. 김현우 기자 온돌시설은 초기철기시대 집터에서 확인됐다. 김현우 기자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초기철기시대 집터는 상태가 양호하지 않지만 이 시기 집자리의 대표적 시설인 온돌시설이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온돌이 설치된 집자리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늑도유적이 연대가 가장 이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용역을 맡은 (재)울산문화재연구원은 “이번 발굴된 집터에서 온돌이 설치된 것이 확인됐다”며 “지금까지 나온 온돌 유적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온돌은 벽체에서 15~20cm 정도 떨어진 지점에 구를 파고 내벽에 점판암제 판석을 바닥과 수직 방향으로 세워 구축한 터널형태로 설치됐다.

울산문화재연구원은 “판석(넓적한 돌)으로 조립한 터널형 온돌인데, 판석으로 조립한 온돌은 매우 희귀하며 삼한시대 남부지역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일본 야요이 토기와 함께 둥근고리칼(환두도)이 출토됐다. 김현우 기자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일본 야요이 토기와 함께 둥근고리칼(환두도)이 출토됐다. 김현우 기자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기원전 1세기 후반~기원전후 일본 야요이 토기와 함께 길이 30cm 정도의 둥근고리칼(환두도)이 바닥에 꽂힌 채로 출토됐다.

이 둥근고리칼은 통상적인 것보다 10cm 이상 길었으며, 고위층의 무덤이 아닌 일반 생활터전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유적의 남서쪽, 경관이 매우 좋은 지점에서는 대형 기둥건물지 2동의 흔적이 확인됐다. 기둥 직경은 약 50cm, 기둥간의 간격은 3m 정도로 꽤 규모가 커 당시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늑도유적 기둥건물지 모습. 김현우 기자 늑도유적 기둥건물지 모습. 김현우 기자

또한, 초기 철기시대 집터, 구덩이와 함께 다량의 토기편들이 출토돼 사천늑도유적이 당시 국제무역항으로써 중국~한반도~일본열도를 잇는 동아시아 교역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시 관계자는 “사천 늑도유적이 우리나라 초기 철기시대의 성격과 동북아 교류 상황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유적임이 다시 한 번 밝혀졌다”며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사천의 우수한 역사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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