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씨름 교실 계속 열어 전통문화 더 친근하게 할게요”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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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부산 기장 내리초등 씨름감독

전국·부산 첫 선수이자 여성 감독
여성씨름장사 개인 통산 13번 우승
학교·스포츠클럽 씨름 활성화 기대

“취미로 씨름하는 어린이와 어른들을 대상으로 씨름 교실을 계속 열어 우리 전통문화 중 하나인 씨름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전국 최초이자 부산 최초의 초등학교 씨름 여자 감독인 김채린(28) 씨. 그는 부산 기장군 내리초등학교에서 감독으로 5년째 씨름판을 이끌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2시에 교내에서 일반인과 어린이 10~15명이 참여하는 씨름 교실을 열고 있다. 경남 스포츠클럽에서 이 교실에 전지훈련을 오기도 한다.

김 감독은 여성 씨름 장사 등 체육 공로상으로 지난해 부산시체육지도사협회(회장 오정룡)가 수여하는 부산시 우수지도상과 상금을 받았다.


그는 중학 3학년 때 TV로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던 아버지가 “유도를 해 경찰관이 되면 좋겠다”고 권유해 그때 우연히 동네 유도관에서 1년간 배우며 부산체육고교를 진학해 3단 단증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초등교부터 태권도를 배워 2단 단증을 땄다. 고교 3학년 때는 전국체전에서 유도로 2위 성적까지 올렸다.

그 후 생활 체육에 관심을 두고 대학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 씨름과 유도, 보디빌딩 2급 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유도하며 가끔 씨름 기술까지 배우다 부산 씨름협회 박상규 전무의 권유로 2017년 모래판과 인연을 맺었다. 그후 신곡중학교와 반여고교에서 씨름 코치를 맡기도 했다.

김 감독은 전국생활체육대장사씨름대회 국화급 1위(2017년), 설날장사씨름대회 2부 국화급 1위, 단오장사씨름대회 2부 국화급 1위, 추석장사씨름대회 2부 국화급 1위(2018년), 구례 여자천하장사씨름대회 2부 국화급 1위(2018, 2019, 2020, 2022년 4연패)와 2부 통합 1위(2018년), 천하장사씨름대축제 2부 국화급 1위 (2020, 2022년), 전국생활체육대장사씨름대회 국화급 1위, 여자부 통합 1위 (2022년)로 여자부 장사에 등극했다. 2018 부산 씨름왕 선발대회에서 여자 70㎏급 개인전 1위로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며 그의 활약이 빛났다. 개인 통산 13번째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며 2019년부터 기장 내리초등학교에서 감독으로 씨름 꿈나무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내리초등 씨름부는 선수 4명과 스포츠클럽 동아리 구성원 3명이 함께 운동하고 있다. 2022년 부산시교육감배 대회에서 초등부 단체전 우승과 5학년 김태경 선수가 청장급 개인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내리초등학교는 초등부 씨름 명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훈련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한 어린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이번 대회 단체전 우승은 이제 씨름에 입문한 지 3개월인 5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덩치 큰 사람들만의 스포츠로 여겨졌던 씨름이 최근 어린이와 일반인을 중심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학교와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통해 즐겁고 신나는 스포츠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씨름은 전신 근육을 사용하는 다이어트 스포츠로 꾸준히 하면 운동 효과가 상당합니다. 덩치가 작은 사람들이 큰 사람과 맞붙을 때 기술이 돋보여 훨씬 재미있다”고 한다. 이런 볼거리에 그는 씨름을 배우러, 가르치러 가는 길이 너무 설렌다고 한다.

김 감독은 “직접 몸을 맞대고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서로 어색한 분위기도 금세 좋아진다”며 “상대방과 스킨십이 있을 수밖에 없는 운동이라, 샅바 잡고 엎치고 메치다 보면 저절로 좋은 감정이 들게 된다”고 씨름의 또 다른 매력을 자랑했다.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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