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에 불똥 튄 검증 책임론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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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있게 말 한마디 못 한 무능 청장”
경찰 내부서도 사퇴 촉구 목소리 커져

윤희근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입장을 말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대통령 임명 하루 만인 25일 전격 낙마하면서 경찰과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입장을 말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대통령 임명 하루 만인 25일 전격 낙마하면서 경찰과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경찰청 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 낙마 사태’로 경찰 조직 내부에서도 후폭풍이 불고 있다. 외부 인사를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내부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검증 실패 책임론까지 더해져 윤 청장의 조직 내 입지가 상당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윤희근 청장은 27일 오전 경찰청 로비에서 정 변호사 낙마와 관련해 “추천권자로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의 ‘경찰청장 퇴진론 관련 거취를 고민하느냐’는 질문에는 “고민은 늘 하고 있다”며 “우선 후임자 선정을 신속하게 진행해서 공백 우려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경찰 조직 안팎에서는 윤 청장이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뒤 ‘정순신 사태’로 취임 6개월 만에 두 번째 용퇴 위기에 몰렸다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부장에 검찰 출신을 추천한 만큼 이번 위기에선 조직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전국직장경찰협의회도 26일 입장문을 통해 '윤 청장은 검사 출신 변호사가 국수본부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단수 추천했다'며 '그 판단 근거를 조직 구성원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윤 청장을 압박했다. 내부 발탁이 원칙인데 굳이 외부인사를 추천한 이유, 검찰 출신 후보자가 경찰 수사에서 전문가적 능력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 등을 밝히라는 게 이들의 요구였다.

경찰 내부망에도 윤 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한 경찰관은 '조직이 붕괴돼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소신있게 말 한마디 못하는 무능한 경찰청장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용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글을 남겼으며, '검사 출신 국수본부장 임명은 가히 1905년 을사늑약과 다를 바 없다'는 글도 올라왔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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