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교통망 실사 좌우, 엑스포 키는 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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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방한 BIE 실사단 핵심 평가 항목
2029년 개항 위한 로드맵 제시돼야

가덕신공항 조감도. 가덕신공항 조감도.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성공은 역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여부에 달려 있음이 확인됐다. 〈부산일보〉가 입수한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체크 리스트에 ‘국제 교통 관계’가 61개 평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국제 교통 관계는 국제공항의 운영 실태, 공항과 개최 도시 사이 이동 체계 등을 말한다. 월드엑스포에는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인원이 방문하는 만큼 국제공항 등 교통 인프라가 핵심 평가 요소임은 당연한 것이다. BIE 실사단의 한국 방문이 4월 2일 예정됐으니 여유가 없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에 신속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국토교통부와 부산시가 최근 가덕신공항 건설 공법을 확정한 건 다행이다. 국토교통부의 당초 안은 100% 해상 매립이었다. 이 경우 완공은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해 2030년 월드엑스포를 유치해야 하는 부산시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부산시는 대안으로 부유식 공법을 제시했으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그 절충으로서 확정된 게 활주로 등 일부만 바다에 매립하고 주요 시설은 섬에 건설하는 안이다. 매립 최소화로 공기가 단축돼 월드엑스포 이전에 개항이 가능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공법이 확정된 만큼 이젠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공항은 완공 후 9개월여 시운전 기간이 필요하다. 늦어도 2029년 초에는 완공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가덕신공항 기본계획 용역이 오는 8월 끝날 예정인데, 이후에도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의 과정을 거쳐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최대한 압축해 진행해야 한다. 토지 보상 절차도 앞당겨야 하는데 관련 법안은 이제 겨우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을 뿐이다. 중요한 건 정부의 의지다. 올 4월 BIE 실사단의 방문 전에 2029년 개항을 향한 로드맵이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

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근래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유치전 초기에는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상당히 밀렸는데 지금은 거의 대등한 형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4월 대대적인 시민 참여 행사가 열리는 등 월드엑스포에 대한 부산의 열망도 한껏 고조돼 있다. 이런 열기가 조만간 부산을 찾을 BIE 실사단에도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하지만 가덕신공항이 제때 개항하지 못하면 이 모든 게 허망하게 무너질 따름이다. 정부와 부산시, 여야 정치권은 월드엑스포 유치의 관건인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가진 바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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