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표명 침묵 이재명, ‘대북 송금 체포동의안’ 표결이 최대 위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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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투표’ 결과 장담 못 해
원내대표 경선이 행보 방향타
친명계 승리하면 장악력 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으로 위기에 몰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거취’에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는 이날 ‘민생현안’을 강조했지만 국면 전환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검찰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농후해 이 대표의 ‘위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을 잡느냐, 못 잡느냐 문제보다 물가도 잡고, 경제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도 더 낫게 만드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 거취를 표명할 생각이 있느냐’ ‘당내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여론의 관심이 ‘대표직 사퇴’나 ‘비명(비이재명)계와의 소통’에 집중된 상황이 이날 간담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단합을 강조하며 수습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면서 “어제의 일로 당이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과 관련,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이 다시 이뤄진다. 민주당 내 ‘이탈 표’가 30표 이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다시 의원들에게 ‘부결’을 당부하더라도 가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또 다른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때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무효·기권 의원들의 가결 투표)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당대표 자진 사퇴’ 등의 ‘결단’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비명계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표 단속’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이 대표의 행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 원내대표의 임기는 5월 말까지지만 당내에선 국민의힘 원내대표 임기 만료(4월)에 맞춰 조기에 경선을 실시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에선 친명계와 비명계가 정면으로 ‘세력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로 친명계가 당선되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확인되면서 당내 갈등도 ‘다수 대 소수’ 구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반대로 비명계가 당선되면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친명계가 다수이기 때문에 원내대표는 친명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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