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민주당 내분…친명계 ‘배신자’ 공세에 비명계 강력 반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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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이탈표에 “저열하고 비겁한 정치 행위” 비난
‘문자 폭탄’ 등 강성 지지층 공세도 “경청해야” 옹호
비명계 “이 대표 지지 않으면 배신자 모는 게 정치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내분’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충격을 받은 ‘친명(친이재명)’계가 ‘배신’ 프레임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비명계 불만이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친명계는 반란표에 대해 ‘배신자’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 핵심인 김남국 의원은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반란표를 모았다는 주장을 폈다. 김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부결시켜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뒤에서 가결시키는 표를 조직적으로 모았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비명계의 이탈 이유를 ‘공천’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결국 (비명계) 의원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공천에 대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는 비명계를 향한 ‘개혁의딸’(개딸)들의 ‘문자 폭탄’이나 ‘욕설 항의’에는 “안 해야 된다”면서도 “그게 정당한 의견이라고 한다면 (의원이)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도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비명계 이탈표를 놓고 “굉장히 저열하고 비겁한 정치 행위”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안 의원은 “당원 전원 투표로 위기를 돌파를 하는 방법”을 제안하면서 “당대표 사퇴 문제는 당원들에게 물어봐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명계가 비명계의 이탈표를 차기 총선 공천 확보를 위한 정치적 전략이나 배신 행위로 규정하면서 당내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문자 폭탄’에 대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팬덤 정치’에 대한 반발은 더 커졌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인격모독적인 문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팬덤 정치에 기댄 사람들은 오히려 신난 분위기”라면서 “무기명 표결에서 기표한 증거를 내놓으라는 게 민주주의냐”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비명계와 중립 성향 의원들은 일부 친명계 의원이 의원총회 등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딸 등 외부에 ‘실시간’으로 유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한 의원은 “이 대표를 무조건 지지하지 않으면 ‘배신’으로 모는 게 과연 정치냐”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의 ‘배신자’ 프레임에 비명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오히려 비명계의 결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나온다. 또 친명계가 ‘전당원 투표’를 언급하면서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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