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서 여객·화물열차 정면충돌… 최소 36명 사망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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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열차에 350명 타고 있어
사고 뒤 객차 탈선·화재 이어져
벌써 사상자 100명 훌쩍 넘겨
같은 선로에서 서로 고속 돌진
노후 철도 시스템이 원인인 듯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차 충돌이 일어난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충돌해 일부 객차가 탈선하거나 불이 붙었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36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차 충돌이 일어난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충돌해 일부 객차가 탈선하거나 불이 붙었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36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승객 300명 이상을 태우고 출발한 열차가 화물 열차와 충돌해 최소 36명이 숨지는 등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현장에서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P,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충돌해 차량 여러 칸이 탈선하고 최소 3칸에 불이 붙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36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 당시 여객열차에는 승객 350여 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열차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 30분에 아테네를 출발했다. 소방당국은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에 사고 신고를 받았다.


코스타스 아고라스토스 테살리주 주지사는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강력한 충돌이 있었다. 끔찍한 밤이다”며 “현장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4개의 객차가 충돌로 탈선했으며 화재가 처음 발생한 2개의 객차는 거의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두 열차가 같은 선로에서 서로를 향해 돌진했다. 엄청난 속도였고, 한 운전자는 열차가 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인근 다리 아래로 대피한 한 청년은 “열차 안에는 공포가 가득했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현지 방송 영상에서도 탈선된 열차 칸들은 창문이 깨지는 등 심하게 훼손됐고 두꺼운 연기 기둥이 공중으로 치솟는 모습이 전해졌다. 인근 도로에는 열차 잔해가 흩어져 있었다. 현재 다친 승객을 수송하기 위해 여러 대의 구급차가 도착했고, 헤드램프를 착용한 구조대원들은 부상자 등을 구조하고 있다. 경상자들은 버스를 타고 사고 지점에서 130km가량 떨어진 테살로니키로 이동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바실리스 바르타코야니스 소방 대변인은 방송에서 “두 열차의 충돌이 심각한 상황에서 승객들의 대피가 매우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철도회사 헬레닉 트레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출발한 IC62 열차와 화물열차가 정면충돌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당국은 이번 열차 사고의 충돌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 방송 CNN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의 주요 철도 회사인 헬레닉 트레인은 2017년 이탈리아의 국영 철도회사인 ‘페로비에 델로 스타토 이탈리아네’에 인수됐다.

헬레닉 트레인은 여객과 화물 열차 모두를 운용 중이며, 주요 노선은 그리스 수도 아테네와 두 번째 도시 테살로니키다. 이탈리아 회사의 웹사이트를 보면 이 회사는 그리스에서 승객과 화물 운송 등 주요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하루에 342명의 승객을 나르고 상업 노선도 운행한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그리스의 노후화된 철도 시스템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의 많은 열차가 단일 선로로 이동하는 게 현실인 데다, 신호와 자동제어시스템 설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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