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앞바다에 떠 있을 새로운 도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엑스포 [부산엑스포 is good]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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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is good] 세계 첫 해상도시

시, 부유식 구조체 사업에 공모
매립 없어 생태계 파괴 최소화
기후 난민 수용할 가능성도 타진

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 무대인 북항 앞바다에 건설될 세계 최초 해상도시 이미지. 지난해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됐다.부산일보DB 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 무대인 북항 앞바다에 건설될 세계 최초 해상도시 이미지. 지난해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됐다.부산일보DB

월드엑스포는 인류가 당면한 공동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전망을 제시하는 세계 토론의 장이다. 간척 사업으로 바다는 점점 황폐해지고, 기후 온난화로 해수면은 상승한다. ‘기후난민’이 발생하는 건 시간 문제. 이제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그 가능성이 부산 앞바다에서 새로운 도시의 모습으로 펼쳐진다. 부산엑스포가 열리면 부산이 세계에 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부유식 구조체 기술 개발 추진

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연구·개발(R&D) 사업 공모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서울대산학협력단과 협력해 신소재 기반 부유식 구조체 건설 기술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이는 시가 부산 앞바다에서 추진하는 해상도시 건설과 관련된 핵심 기술이다. 이달 말 결과 발표에서 선정되면 약 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 해상도시팀 관계자는 “단순히 엑스포만을 위한 개발이 아니다”며 “전시나 공연장 및 편의시설로 부유식 시설물을 활용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부산만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과제로 한다”고 말했다. R&D사업이 진행되면 구조체가 받는 하중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각종 구조체 기술기준 등이 마련돼 해상도시 건설도 탄력을 받게 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1만 명이 부산 바다 위에 산다

시는 유엔 해비타트와 함께 세계 최초 해상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와 인간 정주 분야를 관장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 해비타트는 2019년 해상도시 개발 계획을 처음 발표하고 시범 건설지로 미국 뉴욕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을 검토하다 지난해 11월 최종 후보지로 부산을 낙점했다.

‘오셔닉스 부산’ 시범사업은 2026년 설계를 완료하고 2027년 착공,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6각형의 부유식 플랫폼을 세 개 연결한 모듈 1개를 엑스포 개최 무대인 북항 일원에 띄우는 것이다. 약 2만 5550㎡ 규모의 모듈은 1만 2000여 명의 거주자와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다. 각 모듈은 필요에 따라 위치를 바꿀 수 있고 해수면 변화에 따라 도시 전체를 통째로 이동할 수도 있다.

나아가 해안을 매립하는 것이 아니어서 해양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한다. 또 폐기물 제로 순환시스템, 폐쇄형 물 시스템, 식량 생산, 탄소중립 에너지, 혁신적 모빌리티, 연안 서식지 재생 등 6개 통합 시스템을 적용해 친환경 자급자족 도시를 구현하게 된다.

시 등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9월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해상스마트 도시 조성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해상도시 새 기준, 부산이 만든다

해상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는 이미 진행 중이다. 오셔닉스는 지난해 12월 삼우설계 측과 해상도시 건설의 타당성 조사와 입지 분석 등을 위한 기본 용역 계약을 맺었다. 해상도시 건설에 필요한 법체계를 분석하고, 이에 맞게 인허가를 추진할 수 있는 로드맵을 짜는 것이 목표다. 투자 유치, 운영 방안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용역 기간은 내년 9월까지다.

해상도시를 위한 행정적인 청사진을 마련하는 작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시는 지난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해상도시 추진 전략 수립 용역을 체결했다. 기간은 내년 12월까지다. 이진학 KIOST 연안 개발·에너지연구센터장은 “용역에는 각종 규제 해소 방안과 오셔닉스의 계획에 더해 부산에서 풀어야 할 과제나 민간 참여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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