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타고 명품 시계 차고…'10조원대 도박사이트' 굴려 호화생활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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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도박사이트 총책 등 16명 구속·136명 입건
전국 조폭 동원해 총판 17곳 가맹점 형태로 운영
회원 3만 명 모집…20억 원 날린 자영업자도 있어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전국 각지의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10조 원대 ‘기업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울산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도박 등)로 총책 A(30대) 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136명을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검거 인원은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원 55명, 대포통장 대여자 43명, 도박행위자 54명 등이다.

A 씨 등은 2019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캄보디아와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 사이트 46개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년여간 해당 도박사이트에서 오고 간 판돈 규모는 무려 10조 원대로 추정한다. 회원 3만 명이 도박 수수료로 낸 금액이 확인된 것만 1000억 원 이상이다.

이들은 경찰 단속을 피하려고 미국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호텔 카지노의 실시간 도박 영상 중계권을 사들여 바카라 같은 카지노 도박을 비롯해 국내외 스포츠 결과 등에 돈을 걸게 하는 방식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도박행위자 중에는 대출까지 받아 가며 20억 원을 날린 회원도 있었다.


울산경찰청이 도박사이트 운영진 16명을 구속하고 범행 장소에서 수거한 압수품 등을 찍은 사진.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경찰청이 도박사이트 운영진 16명을 구속하고 범행 장소에서 수거한 압수품 등을 찍은 사진. 울산경찰청 제공

A 씨 일당은 또 전국에 산재한 조직폭력배 13명을 포함한 지인 17명에게 국내 총판을 맡겨 회원을 모집·관리하도록 하부조직을 체계적으로 나누고 배당금의 0.2%~1% 상당을 가져가도록 하는 가맹점 형태로 조직을 불려나갔다. 지역 총판은 경남 3곳을 비롯해 경기도 3곳, 전라북도 2곳 등 17곳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도박사이트에서 나온 금액이 폭력조직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A 씨 등 일부 주범은 도박사이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사이트 운영진의 경우 서울 강남 유명 아파트에 살거나 한 달 호텔 객실료로 1000만 원씩 써가며 유흥을 즐겼고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차, 명품 시계 등을 구입하며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250여 개 금융계좌에 나눠 보관된 106억 원의 수익금을 찾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이들의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동시에 해외 도피 중인 운영책 등 다수의 공범을 쫓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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