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고대인들은 왜 무지개에서 뱀을 연상했을까?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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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의 무지개 연구/김상협

김상협의 무지개 연구 김상협의 무지개 연구

많은 문화권에서 공통으로 무지개는 거대한 뱀으로 묘사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메헨’이라고 불리는 뱀 모양의 문양과 함께 색칠된 원호 모양이 자주 등장하는데 파란색과 빨간색의 안료 흔적은 무지개의 색을 연상시킨다. 동유럽 사람들은 거대한 무지개 뱀이 바다, 호수, 강에서 물을 빨아들여서 비를 뿌리는 존재라고 믿었다. 북아메리카 전설 중에는 나이아가라 폭포에 사는 거대한 뱀이 나오는데, 그 뱀은 떨어지는 물살에서 나와서 승천한다고 한다. 이 뱀은 요즘에도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볼 수 있다. 바로 무지개다.

왜 고대인들은 한결같이 무지개를 보고 뱀을 연상했을까. 여러 의견이 있다. 단순히 모양이 비슷해서 그랬다는 주장도 있고, 무지갯빛 피부를 가진 오스트레일리아의 뱀처럼 비슷한 색깔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뱀이 주로 축축한 곳에 서식하고, 고대 인류가 뱀에서 두려움과 불멸을 느꼈다는 것, 무지개의 출현이 뱀의 출현과 같이 길흉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이유로 언급하는 인류학자들도 있다.

<김상협의 무지개 연구>는 무지개에 얽힌 신화와 문화, 과학의 원리와 역사, 무지개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각종 실험까지 무지개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밝힌 무지개의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우리가 보는 모든 무지개는 ‘단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만약 하늘 위에 걸린 무지개를 10명의 사람들이 보고 있다면, 10개의 무지개가 존재하는 셈이다. 10명의 사람이 각자 다른 고유의 존재이듯, 한 사람이 보고 있는 무지개는 오직 그 사람의 시야에만 존재하는 하나뿐인 무지개라고 한다. 김상협 지음/사이언스북스/300쪽/1만 95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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