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처럼 ‘노컷 대회’ 확대 PGA 투어, 굴욕으로 읽히는 까닭은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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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오프 없는 대회 8개 내년 개최 확정
상금 확대에 이은 LIV 대응 자구책 해석
매킬로이 등 “환영”…‘말 바꾸기’ 논란도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가 2일(한국시간) 컷 없는 대회 확대 등 2024년 적용될 새 정책을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가 2일(한국시간) 컷 없는 대회 확대 등 2024년 적용될 새 정책을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LIV 골프 리그의 인기에 부담을 느낀 탓일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연일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며 ‘형님 자리 지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너핸(52)은 2일(한국시간) “70~78명의 선수만 출전해 컷 오프 없이 겨루는 대회 8개가 내년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모너핸은 이에 대해 “(PGA투어의)미래 방향 설정을 위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모너핸이 밝힌 ‘노컷 대회’는 후발 주자인 LIV 골프 리그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LIV 골프는 48명의 선수가 참가해 컷 오프 없이 54홀(3라운드)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컷 오프가 없는 만큼 출전 선수 모두에게 상금이 주어진다. PGA 투어는 다만, LIV 골프와 달리 72홀(4라운드) 경기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치러질 ‘노컷 대회’ 8개는 총상금 규모 2000만 달러 이상인 특급대회다. 구체 대회는 추후 확정될 예정이지만 마스터스와 US오픈·PGA 챔피언십·디 오픈 등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외된다.

PGA 투어의 정책 변화는 주요 선수들의 LIV 골프 이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 나온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LIV 골프 리그 출범 당시 ‘가짜 골프 대회’라고 깎아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맏형’의 자존심을 버린 셈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PGA 투어는 새 방침을 정책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책위원회에는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 등 선수도 포함돼 있어 플레이어도 환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판도 있다. LIV 골프로 이적한 리 웨스트우드(49·잉글랜드)는 개인 SNS를 통해 “8개월 전에는 (PGA 투어의)유산과 역사를 돈과 바꿀 수 없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모든 것을 바꿔 버렸다”고 조롱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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