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유일 탈북민 대안학교 장대현 학교, ‘장대현중고등학교’로 새출발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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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 ‘장대현학교’ 인가… 타학교 이름으로 졸업해야 해
2일, ‘장대현중고등학교’으로 첫 개교식… 지난달 ‘장대현중고등학교’ 졸업생 첫 배출

부산의 1호 사립대안학교인 ‘장대현중고등학교’가 2일 오후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서 개교식을 열고, 본격적인 학사 운영에 들어갔다. 이 학교는 지난해 영·호남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탈북대안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고, 올해부터 중학교 2학급, 고등학생 2학급, 재학생 20명 규모의 기숙학교로 운영된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의 1호 사립대안학교인 ‘장대현중고등학교’가 2일 오후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서 개교식을 열고, 본격적인 학사 운영에 들어갔다. 이 학교는 지난해 영·호남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탈북대안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고, 올해부터 중학교 2학급, 고등학생 2학급, 재학생 20명 규모의 기숙학교로 운영된다. 이재찬 기자 chan@

영호남 지역 유일한 탈북민 대안학교인 장대현학교가 정식 학교인 ‘장대현중고등학교’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다. 그동안 학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다른 학교의 이름을 빌린 졸업장을 받아야 했던 학생들은 당당히 '장대현중고등학교' 이름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됐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첫 사립 대안학교인 강서구 신호동 ‘장대현중고등학교’가 2일 오후 2시 개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2014년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으로 인가 받아 첫 입학생을 맞이한 장대현학교는 지난해 11월 부산시교육청 사립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이에 올 3월부터는 '장대현중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꿔 학생들을 맞이한다.

장대현중고등학교는 총 정원 20명 규모로 중학 2개 학급과 고등 2개 학급 기숙학교로 운영될 예정이다. 교직원은 상근교사와 직원 16명, 비상근 강사와 자원봉사 교사 25명 등 총 41명이다.

장대현중고등학교는 북한 평양에 있었던 장로교회 예배당인 '장대현교회'의 명칭을 따 만들어졌다. 장대현교회는 조선 말기 수많은 민족운동가를 배출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북민을 위한 사립 대안학교가 정식 학교로 인가를 받은 것은 전국에서 4번째이고, 부산에서는 처음이다. 이날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은 개교 축사를 통해 “장대현중고등학교의 정식 개교를 위해 힘써 주신 모든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우리 교육청은 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 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단 한 명의 아이도 교육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한 교육 희망사다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대현학교가 정규 교육기관으로 승인을 받으면서, 졸업생들도 '장대현중고등학교'라는 이름이 적힌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장대현학교는 대안교육 위탁교육 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어 졸업을 하더라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이에 장대현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학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다른 학교 이름으로만 졸업할 수 있었다.

또 정식 학교가 되면서 국가 보조금 지원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안학교에 지원되는 국가 보조금은 인가를 받은 학교에 한해 지급되고 있다. 장대현학교는 후원자 350여 명이 내는 후원금을 바탕으로 운영되어 왔다.

장대현학교는 탈북학생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장대현학교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졸업생 총 24명 중 22명이 대학에 진학했고, 이들 중 현재까지 중도탈락을 겪은 학생은 단 한명도 없다. 한국교육개발원 '2022 탈북학생 통계 현황'에 따르면 초중고 탈북학생의 2022년 학업중단율은 1.6%(34명)다.

장대현학교 임창호 교장은 “일반학교를 다니는 탈북학생들은 사회적 시선 등의 이유로 길게는 12년 간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도 한다”며 “이런 탓에 고등학교 3학년 때 재외국민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중도 탈락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느낄 수 있게끔 한다”며 “일반 학교가 해줄 수 없는 맞춤 교육과, 정체성 확립을 통해 아이들이 힘 있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장대현학교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장대현중고등학교에 △교과서 지원 △학습용 태블릿 PC 보급 △전자도서관 구축 △일반 학교 운동장 공동 사용 △다양한 통일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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