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등산객 사랑받는 양산 천성산 1·2봉 원래 이름 찾는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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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천성산 1봉→원효봉, 2봉→비로봉 변경 추진
자료 수집·명칭 변경 제안 뒤 지명위원회 열어 확정
인근 주민·등산객 “1·2봉은 부당” 변경 민원 잇따라


천성산 1봉 천성산 1봉

경남 양산시가 전국 등산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양산의 진산인 천성산 1·2봉에 대한 원래 이름 찾기에 나섰다.

양산시는 동·서부에 걸쳐 있는 천성산 1봉과 2봉의 명칭을 원래 이름인 ‘원효봉’과 ‘비로봉’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이름 유래 등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2일 밝혔다.

현재 천성산 2개 봉우리 중 922m 높이의 봉우리는 천성산 1봉, 855m 높이의 봉우리는 천성산 2봉으로 각각 불린다. 봉우리 정상에 설치된 표지석에도 1봉은 ‘천성산 922m (원효봉)’으로, 2봉은 ‘천성산 2봉 855m (비로봉)’으로 각각 적혀있다.

시는 천성산 1·2봉의 명칭 유래에 대한 관련 자료 수집이 끝나면 검토를 거쳐 봉우리 이름 변경 제안과 함께 자체 지명위원회를 열어 심의·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시는 경남도 지명위원회에 이를 상정할 계획이다. 오는 6월 11일 이후 지명 변경은 국토지리정보원 심의 없이 경남도 지명 심의만 거치면 된다.

시가 수십 년 전부터 사용 중인 천성산 1·2봉에 대한 명칭 변경에 나선 것은 인근 주민들과 등산객의 이름 변경 민원 때문이다. 천성산 인근 주민들은 “1·2봉 표지석에 원래 이름이 적혀있는 상황에서 1·2봉으로 부를 필요가 있냐?”면서 이름 변경을 건의했다. 천성산을 찾는 등산객 역시 “양산의 진산인 봉우리를 출처 불명의 1·2봉으로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며 “원래 이름을 찾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성산 2봉 천성산 2봉

천성산은 신라시대 때 포천산으로 불리었다. 삼국유사 제5권 ‘삽량주(양산)의 동북쪽 20리에 포천산이 있다. 그곳에는 석굴이 있다’는 기록에서 천성산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석굴은 천성산 미타암 석굴을 일컫는다.

‘세종실록지리지’ 3년(1454년) 양산군에서도 ‘조선시대 천성산은 원적산 또는 천성산, 소금강산으로 불렀으며, 양산과 울산 두 고을 사이에 위치한다’고 나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제22권 ‘경상남도 양산군(1530년)’에서도 ‘원적산은 고을 동북쪽 20리에 있으며, 천성산 또는 소금강산이라고 한다’고 기록돼 있다.

‘대동지지(1861~64)’와 ‘양산군읍지(1899년)’에도 원적산의 기록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발간된 ‘조선지지자료 양산군 산명(1911년)’에는 하북면에 천성산, 웅상면 소주동과 상북면 대석동에 원적산이 기재돼 있고, ‘조선지형도(1918년)’에도 원효산과 천성산으로 분리·표기돼 있다.

이후 시가 2000년 6월 11일 당시 군부대 등에서 원효산으로 부르던 것을 ‘천성산’으로 변경해 지정·고시했다. 하지만 당시 시는 천성산 2개 봉우리에 대한 명칭을 따로 지정·고시하지 않아 20여 년 동안 출처 불명의 천성산 1봉과 2봉으로 불려 왔다.

시 관계자는 “조선시대 때부터 천성산과 원적산이 병행 사용되다 일제 강점기 때 원효산과 천성산으로 분리·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천성산 봉우리의 원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지명위원회 개최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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