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은행장이 대세… 금융권 트렌드는 젊은 리더십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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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장 50대로 세대 교체
부산·경남은행장도 57·56세
관리형 리더 대신 개혁에 방점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국내 주요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서 50대의 약진이 두드러져 은행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을 끝으로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수장 교체가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7세로 이원덕 우리은행장(61)을 제외하고는 모두 50대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최연소는 지난달 28일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를 통과한 예경탁 경남은행장 내정자와 이재근 국민은행장이다. 두 사람은 모두 1966년생으로 올해 56세다. 이 밖에 방성빈 부산은행장 내정자와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57세, 정상혁 신한은행장 58세, 이승열 하나은행장 59세 등이다.

최근 연공 서열보다 성과 중심 인사에 무게가 실리면서 내부 승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은행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방 부산은행장 내정자는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보), 그룹 글로벌부문장(전무) 등을 지내 부산은행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글로벌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예 경남은행 내정자도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여신운영그룹장을 맡아 우수한 경영 실적을 견인했으며 젊은 리더십으로 조직의 소통과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권이 ‘돈 잔치’ 논란으로 집중포화를 맞는 데 더해 정부가 은행의 ‘과점 깨기’를 위해 연일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금융당국은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려고 노력한 영국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로 산업 간 경쟁 촉진이 필요해 은행 신설을 유도한 결과, 인터넷 전문 은행이나 테크핀과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일명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다.

이와 관련,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달 22일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 1차 회의에서 “안전한 이자 수익에만 안주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영업 행태 등 그간 은행권에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을 전면 재점검해 과감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추후 금융당국이 인가 단위를 낮춰 특정 분야에 경쟁력 있는 은행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각 은행도 생존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금융 등 현 대세를 따르면서도 나름의 특화된 역량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각 은행 지주는 물론 은행 자체적으로도 디지털 역량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서는 과거처럼 경륜을 갖춘 안정적인 관리형 리더보다는 변화와 개혁을 위한 젊은 리더가 필요해진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제 은행 내부에서도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변화와 개혁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나이만 두고 혁신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과거 전통적 은행권에서 오래 근무해 온 이들보다 50대의 비교적 젊은 은행장들이 다를 것이란 기대감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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