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현대가 제 역할 해야 엑스포 유치 승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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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 본보와 인터뷰

기업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강조
중립 아프리카·중남미 득표 위해
대기업 총수 순회 역할론도 제시

김진표(사진) 국회의장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국 최종 선정과 관련,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글로벌 기업의 역할이 ‘11월의 성공’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핵심 대기업들이 세계적인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각국에 투자와 경제협력 의지를 보여 준다면 아직 지지국을 정하지 않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의 마음을 얻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산 엑스포 전도사’로 불릴 만큼 2030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적인 김 의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지낼 때 전남 여수시의 엑스포 유치를 직접 담당한 경험이 있다.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부산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월드엑스포 유치의 의미, 남은 8개월간의 과제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의장은 “삼성과 현대차 등 해외 각지에 딜러망과 판매망을 갖춘 기업이 적극적으로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MOU(양해각서)를 맺고, 회장단의 적극적인 투표국 순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분위기를 만든다면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대기업 총수 역할론을 제시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전략적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한 바퀴씩 도는 정도가 돼야 한다. 이들 기업이 자기 일처럼 뛰어드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승부수가 생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장은 현재 이뤄지는 한국의 월드엑스포 유치 교섭 활동의 ‘약한 고리’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전 국민적 엑스포 유치 열기가 받쳐 주지 못하고 유치 교섭을 벌인 투표국에 대한 정부의 약속 이행이 더디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국내의 거국적인 분위기를 아직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역량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해외 유치 활동 외에 국내의 ‘유치 붐’을 고조시키기 위한 역할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의장은 또 “(유치 경쟁국인)이탈리아와 형제국인 루마니아가 지난해 8월 방문 당시 우리 측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경제사절단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게 올해 2월이 돼서야 이뤄졌다”며 “정부의 추진력이나 종합적인 의지, 간절한 마음이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김 의장은 현 시점의 부산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초에는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근 3회에 걸친 경쟁 발표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첨단산업, K컬처, 문화강국의 매력이 인정받으면서 부산 지지로 선회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 의장은 월드엑스포 유치 의미와 관련,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동시에 부산의 대도약을 위해 다시 없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덕신공항 개항과 연계한 다양한 교통체계 구축,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도시 등과 엑스포를 접목하면 부산의 도시 수준이 엄청나게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닌 만큼 부산 시민들도 똘똘 뭉쳐서 유치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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