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재앙 속 살아남은 ‘체르노빌의 개’ 유전자 분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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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관계 조사하니 15개 ‘가족’
장기간 방사선 노출 연구 첫 발

37년 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사진) 사고 후 버려진 땅에 살고 있는 떠돌이 개들에 대한 최초의 유전학적 연구 성과가 나왔다.

당시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1986년 4월 26일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면서 주변에 방사성물질이 다량으로 누출됐다. 당시 사고 직후 30명의 직원이 숨졌으며, 장기적 영향까지 합하면 사망자가 수천 명에서 수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의 야생화된 개들은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 여러 대에 걸쳐 살아 왔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지난 3일 ‘체르노빌의 개들:핵 출입금지구역 내에 서식하는 개체군들에 대한 인구학적 통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연구진은 이 구역에 서식하는 개들 중 302마리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유전적 구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이 된 ‘체르노빌의 개들’은 사고 현장인 체르노빌 원전 부지 내와 이로부터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체르노빌 시티 등에 살고 있었다.

분석 결과, 체르노빌의 개들은 순종 개들이나 다른 자유 교배 집단과 구별되는 유전적 특성을 지녔다. 연구자들은 친족관계를 분석한 결과 체르노빌의 개들 내에 15개의 ‘가족’이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가족은 방사능 출입금지구역 내의 모든 샘플 채취 장소에서 발견됐다. 또 원전 부지와 체르노빌 시티 사이에 개들의 이동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와 관련 “장기간 저선량 전리방사선 노출 영향을 유전학적으로 연구하는 데에 중요하다”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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