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공원면적 배 늘리고 ‘15분 내 녹지 즐기는 도시’ 만든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40 부산 공원녹지 기본계획안

도시공원 1028곳 → 1458곳 확충
하천·해안·산지, 공원으로 추가 지정
등산로 등 ‘준공원제’로 지정 운영
노인·반려동물 친화공원도 확대 방침
의견 조율 과정 거쳐 10월 공고 예정

이동흡 부산시 파크시티추진단장이 지난 3일 ‘2040 부산 공원녹지 기본계획안 수립 시민공청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이동흡 부산시 파크시티추진단장이 지난 3일 ‘2040 부산 공원녹지 기본계획안 수립 시민공청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미군 55보급창이 있던 곳은 인근 동천과 함께 하구 숲을 이루고, 경부선 철길이 지나다니던 곳에는 숲길이 이어진다. 북항에서부터 도심을 가로질러 낙동강까지 ‘녹지회랑’이 이어지는 부산. 부산시가 그리는 2040년의 녹지 모습이다.

시는 지난 3일 ‘2040년 부산 공원녹지 기본계획안 수립 시민공청회’를 통해 2040년 부산의 녹지 미래를 제시했다. 시는 녹지공간 추가 확보를 위해 지역별로 파편화된 공원을 산림·하천·해안 축으로 연결하고, ‘15분 도시’와 발맞춰 어느 곳에서든 15분 안에 녹지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녹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국 최초로 ‘준공원제’를 도입해 시민이 마음 편히 산림의 주민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 변화에 발맞춰 노인친화공원, 반려동물공원, 방재공원 등도 다양하게 마련키로 했다. 시가 그리는 2040년 부산의 녹지 미래를 들여다봤다.

■1인당 21.8㎡의 공원 누린다

시는 2040년까지 현재 1인당 공원면적을 12.6㎡에서 21.8㎡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시공원은 현재 1028곳에서 430곳을 늘려 1458곳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시는 우선 공공시설 이전 등을 통해 대형 녹지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범천동 차량기지, 미군 55보급창, 부산진역, 동서고가로, 경부선철도 이전 부지, 개금 예비군훈련장 부지 등이 이전할 경우 공원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구도심 지역에 밀집된 빈집 등도 공원화해 생활밀착형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시는 이전 적지와 빈집 등을 활용하면 공원 203곳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천과 해안, 산지 지역도 공원으로 추가 지정한다. 보전 가치가 높거나 활용도가 높은 지역을 공원으로 지정하면 36곳 추가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미 지정된 문화재나 보호수 등을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해 지역 역사·문화자원공원 등을 조성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도시의 유휴지도 입체적으로 적극 활용한다. 터널 상부를 공원으로 지정하거나, 차도를 줄여 보도와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방식이다.

또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환경정비사업 시 녹지공간을 자투리 땅에 생색내기식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또 현재 등산로, 약수터, 운동시설 등으로 사용되는 산림의 공간을 시민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준공원’ 제도도 마련한다. 준공원으로 지정되면 시는 토지 소유주에게 사용료를 지급하고, 운영·관리 책임을 맡는다.

■변화하는 공원의 역할

사회의 변화에 따라 공원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시는 부산이 전국 대도시 중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른 곳인 만큼 노인친화공원을 새롭게 모색한다.

노인친화공원은 노인의 신체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노인의 삶의 질과 정서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보호수나 빈집 등 노인생활권에 위치한 소규모 공원을 적극 활용해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공원도 확충한다. 부산의 반려동물 가구는 약 40만 가구로 추산된다. 서울·경기도를 제외한 광역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지만 부산의 반려동물 놀이터는 3곳(연제구·동래구·기장군)에 불과하다. 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자유로운 여가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공원을 확충할 예정이다.

여가문화가 변함에 따라 다양한 레저·스포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원도 조성한다. 젊은 세대가 클라이밍, 골프, 캠핑 등을 즐기는 만큼 시민이 공원에서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상기후나 재난·재해에 대응가능한 방재공원도 조성된다. 현재 부산에는 방재공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시는 긴급상황 발생 시 도시공원이 시민 피난처로 활용될 수 있도록 2040년까지 26곳의 방재공원을 확충한다. 또 대형 공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소규모 어린이 공원에 모험·예술·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갖춘 어린이공원도 조성해 나간다.

시는 이날 공원녹지기본계획안을 두고 전문가 토론을 진행해 의견을 수렴했다. 시는 오는 10일까지 추가 의견을 받은 뒤, 구·군 관련기관 협의, 부산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10월에 2040년 부산 공원녹지 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할 예정이다.

임경모 시 도시계획국장은 “부산의 문화, 환경과 삶의 가치를 높이고 공원 녹지 보전, 확충 등 이용 방안에 청사진을 제시하는 2040 부산 공원녹지 기본계획이 내실 있게 수립될 수 있도록 시민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