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배당기준일보다 먼저 주주 배당액 확정된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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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액 확인 후 주식 구매 결정 가능
내년 상반기 주총 시즌부터 시행 전망

이르면 내년부터 배당기준일보다 앞서 주주 배당액이 확정된다. 앞으로 투자자는 먼저 배당액을 확인하고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살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정부는 “기존 배당 절차를 개선해 주당배당금(DPS)을 결정한 후 ‘배당기준일(배당받을 권리를 주는 마지막 날)’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통상 12월 말 배당기준일이 설정된 이후 이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을 확정했다. 그러나 배당 절차가 개선되면 3월 주총에서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하게 된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선(先) 배당액 확정 → 후(後) 배당기준일’ 구조가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은 반대여서 국내 투자자는 지금까지 배당액을 모르는 상태에서 기업에 투자해 왔다. 추후 배당액이 결정되면 이를 그대로 수용해야만 했다.

이에 국내 증권시장도 선진국처럼 투자자가 배당 정보를 투자에 앞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배당 절차를 바꾸려면 개별 상장기업들의 표준정관을 개정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 배당절차 개선여부 공시를 의무화하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다.

한국거래소는 내달 중으로 전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배당 절차 개선에 대한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배당성향이 높은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공시책임자와 직접 연락해 제도 개선사항 및 개정 표준정관 등을 설명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상장회사 정관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된 배당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러한 배당 절차 개선이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당 절차 개선은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요구해온 사항이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배당금 정보가 미리 제공되어도 투자의 셈범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을 골라 주식을 산다해도 높은 배당액이 알려지는 순간 해당 주식의 가격도 급등한다. 배당을 많이 받더라도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산다면 결국 전체 투자수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결국 주당배당금이 확정되기 전에 배당을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미리 투자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시장의 기대치보다 많이 배당하는 이른바 ‘배당 서프라이즈’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제도가 바뀌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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