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참석하는 국힘 전대, 김기현 ‘과반 득표’ 힘 실렸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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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투표율 열기 고조
김 ‘1차 투표서 결론’ 분위기
개혁 내세운 안철수·천하람
과반 저지 결선 투표행 관심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향배에 관심이 고조된다. 특히 8일 공개되는 1차 투표 결과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김기현 후보가 과반 득표로 승부를 종결 지을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과 각을 세우며 ‘보수 개혁’을 내세운 안철수·천하람 후보 등이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행을 이끌어낼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대 현장에 참석하는 것을 선거 결과의 가늠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은 전대 기간 ‘윤심’이 김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윤 대통령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이 김 후보를 전폭적으로 밀었고, 나경원 전 의원 등 유력 전대주자의 불출마 결정에는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물론 현직 대통령이 소속 당 전대에 참석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 전대 내내 ‘당무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만큼 이번 참석의 정치적 의미를 이전과는 다르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6일 “윤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당 대표는 며칠 뒤 결선 투표에서 결정된다’는 선관위 발표가 나간다면 대통령으로선 상당히 민망한 상황일 것”이라며 “전대가 1차에서 끝날 것이라는 확신 없이 전대 참석을 결정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캠프 측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의 전대 참석은 오래 전에 정해진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김 후보의 1차 승리 분위기가 그런 결정을 굳히는 데 영향을 미칠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김 후보가 다자 구도에서 과반 지지율을 얻은 여론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자체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영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경쟁 후보를 상당히 앞서고 있다”며 “경쟁 후보의 지나친 네거티브에 대한 반감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결집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윤 대통령이 전대 참석이 이런 분위기를 더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투표율이 이변의 징후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2021년 전당대회와 비교해 이번 선거인단은 수도권(37.8%)과 20·30대(17.8%) 등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를 두고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표심의 절반 정도는 전통적 지지층이 아닐 것”이라며 “투표율만 놓고 보면 결선투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 다수를 이룬다. 천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적극적으로 투표하신 분들의 동력은 기본적으로 ‘분노’”라며 “심판 투표의 성격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당 개혁을 바라는 젊은 세대와 윤핵관에 비판적인 중도층이 투표에 대거 참여했다는 것이다.

또 안 후보는 이날 ‘대통령실 단톡방’ 논란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직접 요청해서 당원들로 하여금 김 후보 지지와 홍보 활동을 하도록 부탁했다는 녹취까지 나왔다.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이 당대표 경선에 개입한 명백한 사실로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대통령실이 오늘 중으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가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6일부터 7일까지 선거인단 대상 ARS 투표가 시작됐다. ARS 투표는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 83만 7236명 중 모바일 투표 불참자(투표 참여자 39만 8805명)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앞서 4~5일 치러진 모바일 투표율은 47.51%로 이미 2021년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45.36%)을 뛰어넘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투표율이 60%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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