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정확도에 의료진 경험 더해야 최상 결과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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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로봇 수술의 장점과 전망

환자 만족도 높아 건수 급속 증가
정밀하게 절삭… 조직 손상 최소화
출혈량·통증 줄어 빠른 일상 회복

전문의가 수술 중 변수 즉각 대처
절삭 범위 벗어나면 작동 멈추기도
환자 특성 따라 맞춤형 수술 진행
손상된 일부 관절만 치환도 가능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병원장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로봇인 ‘마코’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병원장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로봇인 ‘마코’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AI(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각 분야별로 혁신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의료계도 예외가 아니다. AI 도움으로 사람의 손을 빌릴 필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판단은 역시 의사 몫으로 남아 있다.

요즘 수술방에서 로봇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도 로봇에게 전적으로 수술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최적의 수술계획을 세우지만 실제로 로봇팔을 제어하면서 수술을 직접 집도하는 것은 의사다.

여전히 수술방의 주연은 의사이고, 로봇은 조연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전에 비해 수술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부작용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병원장으로부터 마코 로봇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수술의 장점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 봤다.

-그동안 힘찬병원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 1만 5000례를 시행했고 부산힘찬병원도 2250례를 돌파했다. 단시일 내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이 만족도가 좋아 주위에 소개를 하면서 입소문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또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도 수술의 완성도가 높으니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면서 수술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현재 힘찬병원은 서울 부산 인천 등 7개 분원에서 총 11대의 로봇을 갖추고 있다. 국내 병원으로서는 단연 최다 보유다. 의료진들이 정기적으로 화상 콘퍼런스를 하면서 임상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수술 건수는 임상경험을 나타내고 이는 곧 수술의 성공률과 비례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어떤 환자들이 대상이 되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모두 마모돼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하는 수술이다. 약물이나 주사치료로 통증이 완화되지 않거나, 엑스레이상 연골이 거의 없는 경우, 심한 O자 형 다리일 때 시행한다.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수술을 진행하면 뼈를 최소한으로 절삭할 수 있는 범위, 환자 무릎에 맞는 인공관절 크기, 삽입 각도 등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뼈 절삭 시 주변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정밀한 절삭을 진행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줄어들게 된다.”

- ‘마코’ 로봇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인공관절 수술은 ‘일생에 한 번만 하는 수술’이라는 생각으로 처음 할 때 정확하고 안전하게 시행해 재수술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코 로봇의 경우 로봇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정확한 계산과 함께 전문의의 임상경험을 수술에 반영할 수 있어 보다 유연하고 정밀한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 실제 수술방에서는 사전에 시뮬레이션 해본 상황과 다를 수 있는데 수술 중에도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수술 계획을 보완하고, 변수에 대처할 수 있어 수술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진다.”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했을 때의 장점은.

“감에 의존하지 않고 구체적 지표를 활용해 정밀한 집도가 가능하다. 그래서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환자가 체감하는 통증이 줄어들고, 다리 교정 각도나 관절 운동범위 등이 개선된다. 또 출혈량을 줄일 수 있어 추가 수혈로 인한 합병증과 감염 위험 등이 낮아진다.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할 때 일반적으로 다리 축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절삭가이드를 허벅지 뼈에 삽입한다. 마코 로봇수술은 환자 다리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하기 때문에 절삭 가이드를 삽입하는 과정이 생략돼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출혈량이 일반수술보다 36% 감소하고 수술 7일 후 관절 가동범위도 7도 가량 더 크다.”

-마코 로봇의 개략적인 수술 과정은.

“수술 전에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 정보를 바탕으로 수술 계획을 세운다. 3차원 입체영상을 토대로 환자의 무릎 구조에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 삽입 각도, 절삭 범위를 환자 개개인에 맞춰 세밀하게 계획할 수 있다. 이후 수술실에서 환자의 무릎 정보를 로봇에 입력한 뒤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통해 환자 다리 축, 무릎 간격 등을 수치화된 값으로 확인하며 수술을 진행한다.”

-로봇수술에서 의사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수술에서 로봇이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사전 계획을 수립한 후 수술 직전에 의사가 환자의 다리를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CT로는 확인할 수 없는 인대, 근육 등 주변조직과 환부 상태를 반영하여 수술 계획을 한번 더 점검하게 된다. 이때 환자마다 환부 상태와 주변조직의 변형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수많은 임상경험을 갖춘 의료진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일상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적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정확도가 향상되면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어 회복이 빨라진다. 집도의가 로봇팔을 잡고 절삭을 진행할 때, 사전에 계획된 수술 범위를 알려 주는 가상의 가이드라인을 수술실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면 로봇팔의 절삭 작동이 멈추는 안전장치(햅틱 기술)가 있어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할 수 있다.”

-앞으로 마코 로봇수술의 전망은.

“마코 로봇은 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무릎 전치환술뿐만 아니라 일부 손상된 관절만 교체하는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목동힘찬병원에서는 전치환술뿐만 아니라 부분치환술도 시행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도 오는 6월에 부분치환술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부분치환술은 무릎 안쪽 또는 바깥쪽 중에서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로 관절이나 인대를 최대한 보존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에는 고관절 전치환술에도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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