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서 들끓는 ‘험지 출마론’… 인물·상황 맞아야 ‘효과 극대화’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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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극복할 개인 역량 필요
떠밀리듯 나서면 감동 못 줘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 당원들이 6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 당원들이 6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당대회를 치르는 국민의힘과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내홍에 빠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험지 출마’ 요구가 지속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여야 모두 당내 비주류가 주류에 속하는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해당 이슈를 제기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비윤(비윤석열) 선명성을 앞세운 천하람 후보가 험지 출마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26일 총선 공천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과 현 지도부 인사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차출 대상으로 꼽았다. 여기에 안철수, 황교안 후보조차 자신의 험지 출마 의지를 언급하며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영남의 친윤 핵심들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도 당 주류인 ‘586’ 중진들의 용퇴와 험지 출마는 최근 몇 년 새 지속적인 화두가 됐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며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해 왔다. 그는 6일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개혁 방안과 관련, “수도권 ‘586’ 다선 의원들은 일단 험지로 가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청년·여성들이 좀 많이 진출을 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안방’이라고 불리는 호남도 대폭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내 핵심 인사나 중진 의원들이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의 취약지역에 도전하는 험지 출마는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새 인물 수혈을 위한 공간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총선 때마다 여야의 승부수로 거론됐고, 실제 여러 차례 활용됐다. 그러나 성과는 제각각이다.

최악의 실패는 3년 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이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끈 공천관리위원회가 쇄신 공천의 일환으로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강하게 압박해 이종구, 김용태, 김재원, 이혜훈 전 의원 등이 수도권 열세지역 등으로 지역구를 옮겼으나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모두 낙선했다. 반면 공관위 차출을 거부한 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홍준표·김태호·권성동·윤상현 의원은 자력 승리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복당했다. 반면 민주당 호남 중진인 정세균, 이낙연 전 의원은 20대와 21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도전, 승리하면서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만들었고, 같은 당 김영춘·김부겸 전 의원도 지역주의 극복을 명분으로 수도권에서 영남으로 지역을 옮겨 승리한 뒤 단번에 정치적 위상을 높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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