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여 전 분양금 100% 챙겨”… 서구청, ‘이진베이’ 시행사 고발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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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별 준공 뿐 전체 준공은 안 나
“사업 완료 전엔 90%만 받아야”
‘호텔 운영’ 약속 지키면 승인

부산 서구 암남동 송도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서구 암남동 송도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서구 암남동 송도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이하 이진베이시티) 시행사가 준공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분양금을 모두 받았다는 이유로 서구청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구청은 시행사가 약속한 공공기여 조건이 아직 완전히 이행되지 않은 만큼 분양금을 모두 받는 건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6일 부산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청은 지난해 12월 주택법 위반 혐의로 이진베이시티 시행사 (주)아이제이동수를 경찰에 고발했다. 아이제이동수가 전체 주택 사업 준공 승인을 받기 전에 입주민 1300여 세대로부터 분양금을 모두 받은 것이 주택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서구청의 설명이다. 경찰은 서구청 관계자와 입주민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으며, 이달 중 시행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이어 갈 예정이다.

현재 이진베이시티에서는 ‘동별 준공’만 이뤄진 상황이다. 건물은 지어졌지만 사업승인계획 일부가 이행되지 않아 전체 사업 준공은 이뤄지지 않고 완공된 건물별로 준공이 난 것이다. 주택법 등은 동별 준공 상태에서 입주가 이뤄질 경우 시행사가 분양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하고 잔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담긴 민원이 접수됐고, 실제 확인해 보니 사실로 밝혀져 수사기관에 고발했다”며 “현재는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고 말했다.

전체 사업 준공이 미뤄지는 건 시행사가 약속한 호텔이 아직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구청은 지난해 3월 시행사와 공공기여금 110억 원 납부, 호텔에 서구민 우선 채용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서를 체결했다. 앞서 2015년 지구단위계획 변경 당시 이진베이시티는 4성급 호텔을 짓는다는 조건으로 주거 비율을 상향했다. 현재 시행사 측은 5성급으로 호텔 수준을 높여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는 중이다.

서구청은 공공기여금 110억 원은 이미 납부됐지만 호텔 준공 뒤 실제 전체 주택사업 준공이 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 건물은 사실상 완공됐으나 실제 호텔이 운영을 시작해 5성급 등급을 획득할 때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호텔 운영과 서구민 우선 채용이 어느 정도 가시화될 때 이진베이시티 사업 준공 절차를 진행한다는 게 서구청의 계획이다.

이번 고발과 관련해 아이제이동수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공기여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을 어기면서 이익을 취득한 것은 시민 눈높이나 상식에서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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