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 분수령은 차기 원내대표 경선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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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한 컬러로 이뤄진 지도부”
비명계, 주요 당직 개편 요구
5월 경선 일정 앞당겨질 수도
‘숨은 비명’ 세력 확인할 기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가 ‘당직 개편’ 요구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당의 내분 상황과 관련, 이재명 대표가 ‘소통’을 강조하자 비명계가 ‘실질적인 조치’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일한 컬러로 이뤄진 지도부가 어디 있느냐”면서 조직 개편 필요성을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무총장, 사무부총장단, 전략기획위원장, 대변인단 등 주요 당직자 재편”을 요구한 바 있다.

비명계의 당직 개편 요구는 ‘친명계 일색’인 지도부의 당 운영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응천 의원은 이와 관련 “여론조사가 어떻게 나와도 (현 지도부는) ‘모집단 포집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한다”면서 “막연히 소통하자는데 그분(지도부)들이 일방적으로 하는 말을 (비명계가) 모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당직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당직 개편이 공천에 대한 비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결국 사무총장 교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공천을 걱정한다는 이야기”라면서 “당의 공천시스템은 이해찬 대표 시절 꼼꼼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명계의) 공천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가 친명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일부 당직자 교체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당내 세력 지형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원내대표는 매년 5월 의원총회에서 선출되지만 국민의힘 당직 개편 시기에 맞춰 조기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이른바 ‘샤이 비명’계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응천 의원은 이와 관련 “비명이 소수라고 할지라도 중간지대에 있는 침묵하시는 다수가 원내대표 표결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까에 (경선 결과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을 향한 이재명 대표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 대한 ‘자제 발언’에 대해 “(강성 지지층이) 저렇게 하는 걸 즐기다가 너무 나가니까 말려야 되겠구나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당이) 서로 헤어질 결심을 하고 선거제도 개혁에 임해야 된다”면서 “다당제가 가능한 생태계의 선거제가 되면 (당이) 갈라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당내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지도부는 ‘쌍특검’을 통한 대여 공세 강화에 나섰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정의당과 가급적 협의해 오는 23일이나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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