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환영’ 엇갈린 ‘한국 기업 강제징용 배상안’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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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 “철회하라”
경제계 “교류 활성화 도움”

정의기억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하며 퍼포먼스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한 강제징용 피해배상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국내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배상금을 받게 된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하며 퍼포먼스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한 강제징용 피해배상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국내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배상금을 받게 된다. 연합뉴스

정부의 한국 기업 중심 제3자 강제징용 배상안이 알려지자 노동·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경제계는 일본과의 경제교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강제징용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원회는 7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사대 매국행위 윤석열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일본의 사죄배상 없는 강제징용 해법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양국 재계가 조성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가칭)미래청년기금’에는 ‘신 친일파 육성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기금은 일본 기업 측이 피해자 지원 재단에 기금 참여를 거부한 대신 조성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승민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강제동원 사죄배상과는 전혀 무관한 유학생에게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청년 중 그 누구도 피해자를 두 번 짓밟고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돈 따위는 받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오후 7시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집회를 연다. 또 8~9일 이틀간 부산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도 이날 오전 10시께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동원 해법안 폐기를 요구했다. 변종철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본부장은 “제3자 변제 대상기업에 한국철도공사가 포함돼 있다”며 “한·일 청구권 협정 수혜기업이라며 공공기관인 한국철도공사에 배상 책임을 떠넘겼다”고 밝혔다.

부산 상공계는 “경제교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일본과의 교역 비중이 크고, 관광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부산의 철강업체 A사는 그간 제약이 심했던 일본과의 교역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A사는 “일본 공공기관 입찰 때 한국철강 제품은 공공연하게 수주에서 배제당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수출 시에 받아야 하는 각종 인증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일정을 연기하는 등 불이익을 받아 왔다. 이번 합의로 이러한 제약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의 여행업체인 B사 역시 'NO재팬' 못지 않은 일본 내 혐한 정서로 상품 설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B사는 “한국 관광객에 대한 음식 테러 등으로 사업에 애로가 있었다.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면 한국 관광객의 안전이 강화되는 만큼 관광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긴장하는 기류가 읽힌다. ‘NO재팬’ 운동이 사실상 종결되는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일본산 불매 운동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탓이다. 한·일 관계 정상화로 인해 한·중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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