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제헌국회 회의록 통해 본 대한민국 건국 역사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늘이 온다/권기돈


<오늘이 온다>. 소명출판 제공 <오늘이 온다>. 소명출판 제공

<오늘이 온다>의 부제는 ‘제헌국회 회의록 속의 건국’이다.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개원해 1950년 5월 30일 폐회하기까지 정기회기와 임시회기에 걸쳐 총 399차례의 본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수만 쪽에 이르는 제헌국회 회의록을 읽고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복원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해방 당시 한반도의 미래는 최소한 16가지 역사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즉시 독립할 것인가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에 독립할 것인가, 통일국가 혹은 분단국가가 될 것인가, 민주공화국 혹은 인민공화국이 될 것인가, 외세의 영향이 큰 나라 혹은 그 영향이 작은 나라가 될 것인가 등이 그것이다.

제헌국회에 특이한 장면이 있었다. 개회하는 날, 의장에 이승만이 뽑혔는데 그는 의장석에 올라 첫 마디에서 ‘하나님’을 찾았다.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이승만은 1948년 7월 24일 대통령 취임식 때도 헌법에 규정된 선서문을 어기고 ‘하나님 앞에’라는 구절을 넣었다. 취임사에서도 당연히 ‘하나님 은혜’를 들먹였다. 마음속 깊이 ‘기독교 입국론’을 품고 있었던 이가 이승만이었다

제헌국회에서 국호를 정할 때 거론된 것이 ‘대한민국’ ‘고려민국’ ‘조선’이었다고 한다. 책은 해방 이후 한반도 미래의 가능성 중 “남한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게 한 최대의 기여자는 이승만이었다”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이승만은 대한민국 스스로 대한민국의 판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최종적 안정보장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권기돈 지음/소명출판/644쪽/4만 8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