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의 여기는 도쿄] ‘치명적 실수+대포 3방’에 무너진 한국, 호주에 7-8 역전패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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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1차전
양의지 3점 홈런·박병호 2루타
4-2로 역전했으나 투수진 난조
고영표·김원중·양현종 피홈런
호주에 재역전된 뒤 끝내 패배
7회 강백호 2루타 후 발 떨어져
태그 아웃되며 기회 놓쳐 아쉬워
10일 일본전 이겨야 8강 가능성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강백호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호주와의 경기 7회말 1사 상황에서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다 발이 2루에서 떨어져 태그 아웃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강백호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호주와의 경기 7회말 1사 상황에서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다 발이 2루에서 떨어져 태그 아웃되고 있다. 연합뉴스

‘14년 만의 4강 진출’을 목표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은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호주 대표팀에 공격과 수비는 물론 경기 집중력에서도 모두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날 패배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최근 3번의 WBC 모두 첫 경기에서 패하는 징크스를 맞이하게 됐다. 한국은 10일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펼쳐진 WBC 1라운드 1차전 호주와의 대결에서 7-8로 졌다. 한국은 장타자로 구성된 호주에 3점포 2개를 포함해 홈런 3방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에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루수)-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유격수)-이정후(키움 히어로즈·중견수)-박병호(KT 위즈·1루수)-김현수(LG 트윈스·좌익수)-박건우(NC 다이노스·지명타자)-최정(SSG 랜더스·3루수)-양의지(두산 베어스·포수)-나성범(KIA 타이거즈·우익수) 순으로 타선을 짰다. 선발 투수에는 ‘땅꾼’ 고영표(KT 위즈)를 투입했다.

고영표는 1회 타자 3명을 공 4개로 산뜻하게 마무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투구 수가 30개를 넘긴 4회초 호주에 실점했다. 고영표는 몸 맞는 공 1개와 안타 1개, 볼넷 1개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5회초엔 호주 1번 타자 팀 케넬리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두 번째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곧장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양의지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호쾌한 3점포를 쏘아 순식간에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양의지는 타격 직후 홈런을 직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며 홈으로 들어왔다. 한국은 6회 박병호의 2루타로 주자 한 명을 더 홈으로 불러들여 4-2, 2점 차로 앞서갔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경기. 8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호주 퍼킨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한국 양현종이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경기. 8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호주 퍼킨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한국 양현종이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한국은 7회 호주에 재역전을 허용했다.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KT 위즈)이 사구와 안타를 내주며 1사 2·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강철 감독은 ‘소방수’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원중은 자신의 첫 타자인 알렉스 홀을 낫아웃 삼진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 로비 글렌디닝에게 통한의 3점포를 맞아 4-5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역전의 발판을 다시 마련해야 할 7회말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 하나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빼앗기고 말았다. 7번 타자 최정 자리에 대타로 투입된 강백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 2루타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다음 상황이었다. 강백호는 한국팀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했고, 그 순간 발이 2루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호주 수비가 이를 놓치지 않고 강백호의 다리에 태그를 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태그 순간 강백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고 판단해 강백호는 아웃 처리됐다. 강백호의 집중력 없는 플레이로 인해 한국은 후속 타자 양의지의 안타에도 불구하고 역전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한국은 8회초 바뀐 투수 양현종이 포수 로비 퍼킨스에게 다시 한번 3점포를 허용하며 4-8, 4점 차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한국은 8회말 호주 투수들의 연이은 볼넷으로 3점을 추가하며 7-8까지 따라붙었지만,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9회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에드먼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마지막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김하성과 이정후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1루 주자 에드먼이 2루로 도루하다 주루사당하며 경기는 그대로 7-8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반드시 잡아야 할 호주와의 경기를 내주면서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일본·호주 3팀 중 2팀이 8강 진출이 유력한 B조에서 한국은 호주에 져 10일 열리는 일본과의 대결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7회 상황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형준이 제구가 되고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수라고 생각했다”며 “거기에서 3점을 준 게 흐름을 넘겨줬다”고 평가했다. 강백호의 태그 아웃에 대해서는 “잘 치고 나서 빠르게 세리머니를 하다 보니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10일 오후 7시 열리는 일본과의 대결에는 김광현(SSG 랜더스)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이강철 감독은 “경험 있는 투수가 초반을 잘 끌어 주기를 기대한다”며 “한·일전이라는 특별한 경기이긴 하지만 8강에 올라가려면 최선을 다해 무조건 이겨야 하므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일본은 한국전 선발 투수로 빅리거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예고했다.

도쿄(일본)=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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