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에도 육아 부산 스타트업 ‘승승장구’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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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가자, 회원 수 100만 명 넘어
거래액도 지난해보다 523% 증가
말랑하니, 아기 욕조 등 80억 매출
마유비, 플랫폼 ‘베럽’ 해외 진출 꿈

(주)말랑하니가 개발한 아기욕조 제품. 말랑하니 제공 (주)말랑하니가 개발한 아기욕조 제품. 말랑하니 제공

지난해 국내 합계 출생률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충격을 줬지만, 그만큼 있는 자녀에 대한 투자는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투자 한파에도 육아 관련 부산 스타트업이 속속 투자를 유치하고 있고, 회원 수와 매출이 모두 동반 상승하고 있다.

9일 부산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육아 관련 스타트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먼저 키즈 액티비티 플랫폼 (주)애기야가자는 2021년 프리A(Pre-A) 단계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지난달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유치 금액은 비공개로, 삼성벤처투자의 주도로 부산 지역 투자사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창업 기획자) 뉴본벤처스가 참여했다.

애기야가자는 아이와 함께 갈 만한 장소 2만여 곳을 위치 기반이나 카테고리별로 추천해주는 플랫폼이다. 회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거래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523% 증가했고, 장소 확인 수도 1600만 건을 돌파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애기야가자 오세정 대표는 “아기가 많이 태어나든 아니든 아기가 있다면 키즈 플랫폼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자녀 1명에 대한 부모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올해 안에 해외 진출도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육아용품 제조 스타트업인 말랑하니(주)는 2018년 창업 이후, 꾸준히 히트 상품을 내놓으며 성장하고 있다. 아기 욕조 제품 3종류를 비롯해 목 튜브, 이유식을 불 하나로 제조할 수 있는 밥솥 칸막이 제품, 아이가 쉽게 잠들 수 있도록 만드는 백색소음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출산 휴가 이후 복직한 직원이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백색소음기는 지난해 6월 말 출시 이후 반년 만에 월 매출 1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말랑하니는 육아용품을 직접 사용하는 부모의 입소문에 힘입어 지난해 8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매출은 160억 원으로 예상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말랑하니 박성준 대표는 “2018년 육아용품 시장은 3조 원이었는데 지금은 5조 원대로 성장했다”며 “육아용품의 프리미엄화로 시장이 커지고 있고 유아차도 과거에는 하나만 샀다면 지금은 중고 제품까지 3개를 살 정도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것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이나 베트남 시장에서도 말랑하니 제품에 대해 반응이 좋아 향후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말랑하니 박 대표는 “비록 한국 출산율은 떨어졌지만 전 세계 인구는 성장하고 있어서 앞으로 세계 시장을 바라본다면 육아용품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육아용품 시장이 끝까지 장밋빛만은 아닐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마유비 허윤길 대표는 “예전보다 아기 한 명에 대한 케어 비용이 더 커졌다”며 “출생아 1인당 투입 비용이 늘어서 성장하고 있지만 결국 부모가 구입하는 육아용품 개수는 한정된 만큼 앞으로 시장이 작아질 것을 대비해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유비는 육아용품 성분을 분석해 제품을 추천해주는 플랫폼 ‘베럽’을 운영하고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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