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주민 다 죽겠다”…부산 송도 이진베이시티 입주민 서구청 규탄 시위 나서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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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3시 부산 서구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입주민들이 서구청에 태풍 방지책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10일 오후 3시 부산 서구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입주민들이 서구청에 태풍 방지책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서구청은 지난 태풍 힌남노 이후 6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가. 송도 주민 다 죽겠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 상가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고도 뚜렷한 태풍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자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입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입주민 240여 명은 10일 오후 3시께 서구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오는 15일에는 수영구 이진종합건설사 앞에서도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 모인 입주민들은 서구청이 제대로 된 태풍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민은 “아파트 상가는 아직도 힌남노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서구청이 적절한 태풍 대책을 세워주리라 기다리고 있었지만, 추진 속도가 너무 느려서 오늘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부산에 상륙했을 때, 방재호안이 없는 이진베이시티는 파도에 고스란히 노출돼 큰 피해를 입었다. 이진베이시티 인근 해안에는 테트라포드와 함께 2m 높이 가량 콘크리트 벽이 있기는 했지만, 파도가 이를 훌쩍 넘어 친 탓에 피해를 막지 못했다. 당시 이진베이시티는 상가 건물과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큰 불편을 겪었다. 입주민 측에서 집계한 피해 금액과 추정 복구 금액은 180억 원에 달한다.

입주민들은 태풍 힌남노 피해가 서구청의 안일한 행정에 따른 ‘인재사고’라고 주장했다.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서구청이 적절한 태풍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이크를 잡은 신강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서구청이 상습 침수구역인 부지에 아파트를 허락하고는 정작 침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며 “침수 대책만 똑바로 세웠다면 지난 태풍 때 피해를 보지 않았을 거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면서 서구청에 신속한 태풍 방지책 이행을 요구했다. 특히 파도 위력을 상쇄하기 위해서 이진베이시티 인근 해안에 테트라포드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시훈 송도 이진베이시티 선관위원장은 “서구청이 테트라포드 사업 예산을 확보하고도 차일피일 사업 진행을 늦추고 있다”며 “다가오는 다음 태풍을 막기 위해 테트라포드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구청은 이진베이시티가 착공하기 전부터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는 입장이다. 다만 2021년 1월에야 실시설계용역을 위한 예산을 해양수산부로부터 내려받는 등 사업이 빨리 진행되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시행사를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태풍 방지책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태풍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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