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 참여 장세진 작가, 네덜란드 테오도라 니메이어 상 수상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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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경력 여성 예술인 대상으로 시상
지난해 부산 공개 ‘4개월 4백만 광년’
초국가적 입양 산업 다룬 영상 작품 호평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난 입양인 출신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 작가. Photography@pocstories 제공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 작가. Photography@pocstories 제공

2022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한 한국 입양아 출신의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 작가가 네덜란드 테오도라 니메이어 상을 수상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세계 미술 소식을 통해 10일 장세진 작가의 수상 소식을 알렸다. 테오도라 니메이어 상은 중간 경력의 여성 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상으로, 상금은 약 1억 5000만 원에 달한다. 상금의 4분의 1인 수상자 작품을 네덜란드 미술관 소장품 구입비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작가가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난 장 작가는 네덜란드로 입양됐다. 독일 베를린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장 작가는 스톡홀롬 현대미술관, 카스토 아트 인스티튜트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15 아시아비엔날레/광저우 트리엔날레, 2020 베를린비엔날레, 2020 다카 아트 서밋 등에 참여했다.

장세진 작가의 '4개월 4백만 광년'을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제공 장세진 작가의 '4개월 4백만 광년'을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제공

테오도라 니메이어 상 심사위원단은 장 작가의 작품 ‘4개월 4백만 광년’을 ‘대규모 초국가 입양 산업 뒤에 숨겨진 식민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무속적 치유 여행’이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유럽 중심적 사고에 대한 예술가의 도전과 작가가 여러 분야에 걸쳐 풍부한 시각적 웅변으로 친밀한 이야기와 더 넓은 지정학적 관심사를 혼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호평했다.

‘4개월 4백만 광년’은 2022 부산비엔날레에서도 소개됐다. 작품 제목 중 ‘4개월’은 법적으로 입양이 허용되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한국 ‘고아원’에 최소 4개월을 머물도록 했던 법을 의미한다. 34분 길이의 영상 작품은 초국가적, 초인종적 입양 산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4개월 4백만 광년’ 작품 영상. 오금아 기자 ‘4개월 4백만 광년’ 작품 영상. 오금아 기자

장 작가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2022년 10월 31일 18면 보도)에서 “한국의 문화와 샤머니즘은 전반적으로 풍부한 우주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샤머니즘적 연구와 예술적 실천을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에는 ‘아리랑’ 등의 노래가 등장하는데, 노래와 연주를 부산에서 입양된 또 다른 입양인이 맡았다.

한편 장 작가는 자신의 한국 어머니를 찾고 있다. 2022년 인터뷰 말미에 장 작가는 “1977년 1월 9일 혹은 19일쯤 아이를 잃은 어머니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신문사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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