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떤 아파트 많이 팔렸나… 입주 단지 위주로만 거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괴정동 힐스테이트 사하역
1~2월 104건 거래 ‘전국 1위’
부산 거래량 2·3·4위도 입주 단지
초급매물 노리고 갭투자 활용도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부산 사하구 힐스테이트 사하역이 부산지역 아파트 단지 중 1~2월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부산 사하구 힐스테이트 사하역이 부산지역 아파트 단지 중 1~2월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정종회 기자 jjh@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어 있다.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020년 13만 2574건, 2021년 7만 1239건 2022년 3만 8595건으로 지난해부터 거래 자체가 많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도 거래가 되는 아파트가 있다. 심지어 전국에서 올해 가장 거래가 많이 되는 아파트도 부산에 있다. 1~2월 부산 아파트 거래는 입주장에서 가장 활발하고 급매와 갭투자가 가능한 단지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전국 1위 거래량, 힐스테이트 사하역

1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1~2월 부산에서 가장 거래가 많이 된 아파트는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힐스테이트 사하역이다. 1314가구로 구성된 힐스테이트 사하역은 1~2월 10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부산에서도 가장 많은 거래량이지만 전국에서도 1위다. 2위인 인천 서구 검단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 68건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입주장 효과 때문으로 보고 있다. 힐스테이트 사하역은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장 때 소유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개다. 살거나, 팔거나, 전세를 주거나다. 예전에는 잔금을 치를 수 없을 경우에는 전세를 주며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전세가격이 엄청나게 떨어진 상태다. 부산 지역 아파트의 1월 전세가율(평균 3개월 기준)은 67.4% 수준으로 전국 72.5%에 비해 낮은 상태다. 전세를 받더라도 소유주가 부담해야 한다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힐스테이트 사하역은 34평 기준 매매가는 5억 원대, 전세가는 2억 원 중반대로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입주장에서 전세라는 카드를 쓰기가 어려운 데다 추가 대출을 내려고 해도 높은 금리가 부담스러운 소유주들이 매물을 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거래량 2, 3, 4위 모두 입주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2위 동래구 온천동 르씨엘시티가 38건, 3위 부산진구 개금동 이진젠시티 32건, 4위 남구 용호동 데시앙해링턴플레이스파크시티가 26건으로 거래 건수가 많았다. 이들은 모두 채 1년이 되지 않은 입주장에 있는 단지다. 주택경기전망이 긍정적이라면 당장 이자 부담이 크더라도 주택을 보유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소유자들이 많아 보유보다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지금이 기회" 초급매에 관심

5위는 금정구 장전동 래미안장전 25건, 6위는 남구 대연동 롯데캐슬레전드 23건, 7위는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 22건을 기록했다. 래미안장전, 롯데캐슬레전드는 원래 인기있는 단지로 가격이 떨어지자 초급매 위주로 소화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남구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자 부담, 이사 등으로 인해 가끔 초급매 매물이 나오는데 롯데캐슬레전드 등은 원래 인기가 있는 단지들이었기에 이 정도면 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파트를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시기에 투자를 해야겠다는 이들이 초급매를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 원 미만 아파트에 적용 가능한데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커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 아파트들이 대다수다.

또 ‘부산 재건축 대장’으로 불리는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는 과거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분담금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늘며 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시대, 소액 투자도 꾸준

부산지역 전세가격 하락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들이 있다. 전세가율은 주택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전세가율이 높으면 소액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다.

사하구 도시몰운대 아파트가 대표적인 예다. 9건이 거래된 도시몰운대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80%나 된다. 도시몰운대 그린비치 아파트는 20평 기준 1억 원 초·중반대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데 전세가율이 높아 5000만 원 이하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도시몰운대 아파트는 지난해 부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로 총 140건 거래됐다. 11건이 거래된 사하구 장림동 동원로얄듀크도 전세가율이 85%로 높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부산지역 전세가율이 낮아 갭투자가 어려운 상황인데 투자 가능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