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연임 주석’ 등극 시진핑… 측근 대거 기용해 ‘1인 천하’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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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서 ‘만장일치’ 주석 선출
중 건국 이래 최초의 ‘집권 3기’
총리·부총리 등 측근들로 채워
서방 언론 “저출산에 양안관계
미국과 갈등 악화 등 장애물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해 본격적인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시 주석이 1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전체회의에 박수를 받으면서 입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해 본격적인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시 주석이 1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전체회의에 박수를 받으면서 입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3연임’ 국가주석 자리에 오르면서 내각 총리와 부총리 등을 측근 인사로 채웠다. ‘시진핑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시진핑 집권 3기가 본격화함에 따라 미·중 갈등과 양안 관계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 갈지 주목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1차 회의 때 국가주석 선거 결과 찬성 2952표를 얻어 3연임 국가 주석으로 선출됐다. 해당 선거에서 국가주석 후보로는 시 주석이 유일했으며, 만장일치 찬성으로 선출됐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권력의 정점인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돼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시 주석은 이번 전인대에서 임기 5년의 국가주석에 연속으로 세 번째 당선됨에 따라 중국의 당과 국가, 군 최고지도자로 등극했다. 국가주석 임기를 마치면 재임 기간은 15년이 된다.

시 주석은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처음 선출됐다. 이어 2013년 전인대에서 처음 국가주석 자리에 올랐다. 시 주석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한 뒤 헌법 개정을 통해 3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시 주석은 해당 개정 내용의 첫 적용을 받게 된 셈이다. 중국에서 국가주석 3연임 사례는 처음이다. 이날 중국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자오러지, 국가부주석은 ‘상하이방’ 출신의 한정이 선출됐다.


11일에는 시 총리 최측근 핵심 인물인 리창(64)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 행정부 수반에 해당하는 국무원 총리로 결정됐다. 전인대 표결에서 리 총리는 득표율 99.6%에 해당하는 2963표를 획득했다. 리 총리는 저장성 출신으로 시 주석이 2002년부터 5년간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를 맡을 때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그는 이어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 서기, 상하이시 당 서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리 총리는 중국 최대 경제권인 장강 삼각주 일대인 상하이와 저장성, 장쑤성에서 지도자로 지낸 경력이 있기 때문에 경제통으로 꼽힌다.

리 총리에 이어 국무원 부총리들 또한 시 주석의 측근으로 꼽히는 딩쉐샹(61)과 허리펑(68), 장궈칭(59), 류궈중(61)이 지명됐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복심인 리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에서는 이전 리커창 국무원 시절에 비해 시 주석 입김이 한층 강해졌다. 수석인 상무 부총리를 맡을 딩쉐샹은 지난해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입성 직전까지 중앙판공청 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맡아 중앙에서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류허 전 부총리의 뒤를 이어 경제 담당 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허리펑은 광둥성 출신으로,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으로 일했다.

시진핑 집권 3기가 본격화함에 따라 외신은 미·중, 양안 관계 등에 대한 전망을 쏟아냈다. BBC는 “시 주석이 중국 반정부 시위를 부채질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다시 통치를 공고히 했다”면서도 “경제 성장 엔진을 식히는 저출산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이른바 ‘스파이 풍선’ 논란이 촉발한 중국과 미국 사이 관계 악화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인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과 국가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유럽과의 관계를 재건하려는 움직임 사이에 끼어 있다”면서도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고려 중이라고 믿지만, 분석가들은 중국이 직면할 경제 제재 때문에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고 썼다. 이 신문은 또 “시 주석은 대만과의 통일을 자신의 우선순위로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100마일의 바다 밖 대만을 공격한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 약속했기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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