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삼익비치 설계업체 변경, ‘일반분양 ’ 가구 수가 승부 갈랐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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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234·일반분양 172가구 제시
건원, 총회서 727표 받아 선정
조합, GS와 협의 거쳐 최종안 마련
기존업체 일신과는 법적문제 남아

건원이 부산 남천 삼익비치 조합에 제안한 재건축 예상 투시도. 남천2구역재건축정비사업조합 제공 건원이 부산 남천 삼익비치 조합에 제안한 재건축 예상 투시도. 남천2구역재건축정비사업조합 제공

부산 재건축의 ‘최대어’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남천2구역)의 설계업체가 변경됐다. 업계에서는 모든 업체가 전 세대 '바다 전망(오션뷰)'을 설계안에 반영한 상황에서 조합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일반분양 수'가 승부를 갈랐다고 평가한다.

남천2구역(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1일 정기총회에서 기존 설계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업체를 선정했다. 투표 결과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이 727표,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가 694표, 해안종합건축사무소가 567표, MAP건축종합건축사무소가 140표를 받아 건원이 설계 용역 업체로 선정됐다.


삼익비치 재건축 설계 용역의 예상 용역비가 1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컸다. 실제로 국내 대표 설계업체들이 이번 공모에 뛰어들었다. 총회에서 최다 표를 받아 설계 용역을 맡은 건원은 해운대 아이파크, KTX 부산역사, 롯데몰 동부산점,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 등을 설계한 실적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원이 수주한 배경으로 ‘일반분양’을 꼽는다. 건원은 해안(3130가구), ANU(3120가구), MAP(3060가구)보다 많은 총 3234가구 수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172세대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4곳 중 일반분양이 가장 많다. 일반분양이 많아지면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든다. 또 나머지 업체가 100억 원 이상의 설계비를 제시한 반면 유일하게 90억 원대 비용을 제시한 것도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건원은 설계안에서 다른 건축사사무소와 달리 특화 설계에 해당하는 브리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해안(1개), ANU(2개), MAP(4개)는 브리지를 설계안에 포함했다. 공사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앞으로 시공사인 GS건설과 논의를 거쳐 최종 설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에 설계를 변경해 교통영향평가, 건축 심의,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을 다시 받아야 한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건축 심의를 비롯한 조합의 사업계획을 행정기관이 승인하는 것으로 각종 인허가 절차가 사실상 완료되는 것이다. 삼익비치는 지난해 10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다시 행정절차를 받아야 하기에 계획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조합 측은 최대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조합은 설계안을 공모할 때 행정소요 기간을 중요한 항목으로 내걸기도 했다. 건원 측은 15개월 안에 이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조합 측에 제시했다.

또 기존에 계약이 돼 있던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와의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과 법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날 총회에서는 두 번째 안건으로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자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 배상 의결의 건’이 올라왔다. 찬성 1945표, 반대 183표, 기권·무효 75표로 계약 해지가 통과됐다.

기존 일신의 설계에 대해 조합원들이 전 세대 오션뷰 확보, 전용률 상향, 천장고 상향, 주차 비율 증가 등을 요구했지만 일신은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 해지까지 이어졌다. 이에 반발한 일신과 조합은 현재 법적 분쟁 중이다.

삼익비치 아파트는 1979년 광안리 해변 인근에 최고 12층, 33개 동, 3060가구로 준공됐다. 예상되는 공사비는 1조 2000억 원이며 2016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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