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줄도산 막아라” SVB 예금, 정부 전액 보증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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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로 폐쇄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전액 보증하겠다고 나섰다.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과 타 금융기관의 줄도산을 막아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고속 긴축 기조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재무부와 연준 등은 12일(현지시간) “13일에는 예금자들이 SVB의 모든 예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금 전액 보호 방침을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SVB에 이어 추가로 폐쇄된 시그니처 은행에도 적용된다. 이 같은 조치는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13일(현지시간) “혼란한 상황에 책임 있는 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미 재무부 등은 특정 은행의 파산이 광범위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험 한도를 초과한 예금도 보호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해법을 찾았다.

또 SVB 여파가 타 은행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새로운 기금(BTFP)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내놓는 은행, 저축조합, 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한다.

이번 사태는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VB의 갑작스러운 파산이 미 연준이 강하게 밀어붙인 초고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 넘치던 유동성이 금리 인상으로 급속히 말라붙으면서 그간 유동성이 쏠린 대표적인 분야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의존도가 높은 SVB가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는 뜻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미 연준은 이번 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 사태 이후 시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이 확실히 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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