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골역 앞 도로 폭 좁은 탓 유턴 때마다 ‘아찔’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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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동서 대연동 방향 유턴 차량
맞은편 버스전용차로 침범 일쑤
유턴 구역 길이도 짧아 사고 우려

부산 남구 지게골역 인근 왕복 7차선 도로에 설치된 유턴 차로가 충분한 도로 폭을 확보하지 못해 사고 우려가 높은 것은 물론 교통 정체를 유발하고 있다. 도로 폭이 좁아 유턴 차량이 버스 전용 차로를 침범해 버스 승하차 승객을 위협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실정이다.

13일 오전 9시께 남구 문현동 지게골역 앞 왕복 7차선 도로. 차량 7대가 유턴 신호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다. 일부 차량은 좁은 1차로의 유턴 구역 탓에 2차로를 일부 침범했다. 잠시 후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자 차량은 순서대로 유턴을 시작한다. 유턴한 차량 7대 모두 3차로인 버스전용차로 들어간다.


이런 일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유턴 차량, 버스정류장을 오가는 버스 그리고 불법 주정차 차량 등이 뒤엉켜 사고 위험은 훨씬 커진다. 이 구간을 자주 운전하는 김춘식(70·남구 문현동) 씨는 “유턴할 때 버스전용차로인 3차로가 아닌 2차로로 진입하려 해도 차량 회전반경이 나오지 않아 버스전용차로 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는 까닭은 도로 폭이 좁기 때문이다. 유턴 차량은 문현동에서 대연동 방향으로 돈다. 대연동 방향 도로는 총 3개 차로인데 버스전용노선인 3차로를 뺀 1~2차로의 폭은 6m에 불과하다. 통상 유턴에 필요한 도로 폭은 9m 이상으로 본다. 경찰청의 ‘교통노면표지 설치·관리 매뉴얼’에도 유턴구역선 설치는 도로 폭 9m 이상일 때 가능하도록 돼 있다. 버스전용선까지 포함하면 도로 폭이 9m가 돼 일단 유턴구역선 설치를 한 탓에 유턴 차량의 버스 전용 차로 침범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턴 구역의 길이가 짧은 것도 문제다. 경찰청 매뉴얼에 따르면 유턴 구역선의 길이는 승용차 2~3대에 해당하는 12~18m로 하되 교통량, 차로 수, 신호주기 등을 고려해 가감한다. 해당 유턴 구간의 길이는 차량 2대가 대기할 수 있는 12m로 최소 기준만 겨우 맞추고 있다. 반면 유턴 대기 차량은 3~5대 이상이 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들 차량은 직진 차로를 막아 또 다른 교통체증을 유발한다.

부산경찰청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기본 설계가 변경되지 않는 이상 현재 도로 여건에서 충분한 차로 폭과 유턴구역 길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사고 위험이 있긴 하지만 다음 유턴 지점은 한참 뒤에 나오기 때문에 해당 지점에서 유턴은 불가피하다”며 “충분한 도로 폭을 확보하려면 직진 차로 하나를 유턴 차로로 써야 하는데 직진 차량이 많아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해명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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